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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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3조7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국면 이후 한 달간 줄어든 규모로는 가장 큰 폭이다.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과 암호화폐 투자 열풍으로 크게 늘었던 가계대출이 안정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5월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4911억원으로 4월말의 142조2278억원에 비해 3조7367억원(-2.6%)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빚투(빚내서 투자)'가 시작된 이후 5대 은행 신용대출은 크게 늘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 발표 직후 간간히 잔액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5월 처럼 '조원 단위'로 잔액이 줄어든 건 재작년 이후 처음이다.

'역대급' 자금이 몰린 SKIET 공모주 청약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을 내 공모에 참여했다가 청약에 실패한 개인들이 대출을 갚았다는 의미다. 지난 4월 5대은행 신용대출은 전달 대비 6조8401억원 증가했다. 한 달간 늘어난 자금으로는 사상 최대폭을 기록한 지난달에 비하면 이달 돌아온 자금 폭이 적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지난 4월 한 달간 9조2266억원의 잔액이 불었던 가계대출도 5월에는 3조547억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크게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전달 말 대비 증가한 여파다.

정기예금 잔액이 전달 말 대비 9조5564억원 늘어난 것(잔액 624조3555억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갈곳 잃은 돈을 의미하는 요구불 예금은 전달 대비 5조5757억원 줄어 두 달 연속 감소(4월은 3월 대비 -12조4423억원)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나오면서 안전자산으로 돈을 옮겨두려는 수요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