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현 대동 총괄사장(왼쪽 두 번째)이 31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e모빌리티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동  제공
원유현 대동 총괄사장(왼쪽 두 번째)이 31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e모빌리티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동 제공
국내 1위 농기계기업 대동그룹이 인공지능(AI) 자율주행과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대동그룹은 대구시, KT 등과 ‘e모빌리티 신사업 투자협약(MOU)’을 맺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신사업을 전담하는 계열사 대동모빌리티(옛 한국체인공업)를 통해 2024년 10월까지 총 1214억원을 투자한다. 대구국가산업단지 안에 10만㎡ 규모의 공장을 2022년 6월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사업을 통해서만 700여 명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한 대동은 자율주행 농기계 등 스마트 농기계와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팜 등을 3대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본격 추진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연결 기준 8958억원이다.

대동은 새로 짓는 공장에서 농업용 스마트 모빌리티의 일환으로 다목적 운반차와 북미 시장을 겨냥한 로봇 잔디깎이 등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함께 개발 중인 제품들이다. 전기스쿠터와 AI 로봇 모빌리티 등 비농업용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KT와는 농촌 인구의 고령화에 대응한 AI 로봇 모빌리티를 공동 개발한다. 원격운전, 실내자율주행, 음성인식 등의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마트 농기계의 경우 인터넷망과 연결된 신호를 활용한 직진자율주행 이앙기를 상용화한 가운데 곡선자율주행 및 완전자율주행 제품을 연이어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기능을 접목한 트랙터와 콤바인도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대동은 농기계에 연결된 각종 센서를 통해 장비의 운용 상태 및 고장 유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농기계가 고장날 수 있는 시점을 예상하고 소모품 교체 시기를 전망할 수 있는 예지 정비 시스템도 조만간 상용화한다는 구상이다. AI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작물의 생육 분석 및 진단, 처방 솔루션 등도 개발하고 있다.

원유현 총괄사장은 “농기계를 개발하면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해 대동그룹 차원의 성장 기회를 마련하고 스마트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