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이달 초부터 공석인 금융감독원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헌 원장이 지난 7일 퇴임한 이후 20여일이 지났지만 차기 금감원장은 유력 후보 없이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30일 "금감원장이 어려운 자리인 만큼 여기저기 물색하고 있지만 시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사정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새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대표, 손상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다.

금감원장 공석 20여일…후임에 이상복·원승연 등 하마평 솔솔
최근 후보로 급부상한 인물은 이상복 교수다.

이 교수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3∼2015년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을 지냈으며, 2015년부터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과거 언론 등에 밝힌 견해를 보면 금감원장 제청권을 가진 금융위가 선호할 만한 인물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조직 정체성과 배치된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원승연 교수는 금융업과 금감원, 학계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 CIO(상무이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CIO 등을 역임하고 2017년 11월∼2020년 6월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을 지냈다.

그는 장하성 주중 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권 주요 인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부원장 시절 늑장 대응으로 '사모펀드 사태'를 키웠다며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근익 수석부원장,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과 같은 내부 인사도 후보로 꼽힌다.

금감원장은 당초 관료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설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학계 출신 인사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장 공석 20여일…후임에 이상복·원승연 등 하마평 솔솔
다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민간, 특히 학자 출신 인사를 반대하는 기류가 읽힌다.

특히 인사와 각종 현안을 두고 윤 전 원장과 갈등을 빚었던 노조의 반감이 강하다.

노조 관계자는 "전례를 볼 때 업무 능력, 조직 운영 면에서 학자가 관료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고, 그 결과는 직원들이 감내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외부에서도 윤 전 원장이 소비자 보호에 주력하는 과정에서 업계와 지나치게 충돌을 빚었다는 시선이 있어 후임 인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뚜렷한 유력 인물은 없지만 후보자가 낙점되면 검증을 거쳐 선임까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 교체에 이어 추가 개각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감원장 선임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