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 설계자' 홍장표…결국 KDI 원장에
홍장표 전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임 원장에 선임됐다. 홍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홍 전 위원장이 신임 원장에 취임하면 KDI의 연구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7일 제303차 이사회를 열고 제16대 KDI 원장으로 홍 전 위원장을 선임했다. 임기는 이달 말부터 3년이다.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인 홍 전 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청와대 경제수석에 부임했다. 2018년 6월부터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소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그는 최근까지도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 효과가 컸다고 강조했다. 이달 14일에는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3년 동안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옹호하는 시각 때문에 그가 KDI 원장 자리에 앉으면 KDI의 독립성이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지난 3월엔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좌승희 전 KDI 원장 등 KDI 출신 원로들이 함께 “망국적 경제정책 설계자가 KDI 수장으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라며 그의 원장 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