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코리아 2021
(6)·끝 - 에너지 기술에 미래를 묻다

욘 안드레 뢰케 넬 CEO

2차전지로는 철 만들거나 비행기·선박 못 움직여
산업현장 그린수소 써야…한국서 충전사업 확장
"머스크는 틀렸다…배터리만으론 화석연료 대체 불가"

“2차전지(배터리)로 철을 제조하거나, 선박을 움직일 순 없다. 하지만 수소는 가능하다.”

욘 안드레 뢰케 넬 최고경영자(CEO)는 “지속 가능한 미래가 에너지 전환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수소 없이 달성할 수 없다”며 이렇게 단언했다. 넬은 수소 생산에 필요한 수전해 및 충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노르웨이 증시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263억크로네(약 3조5500억원)다.

‘수소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26일 열리는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1’을 앞두고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뢰케 CEO는 “배터리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으나, 배터리만으로 화석연료를 온전히 대체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린 수소를 비료와 제철 두 산업에만 적용해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에 달하는 연 40억t을 절감할 수 있다”며 “산업 현장에 그린 수소를 더욱 널리 빠르게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뢰케 CEO와의 일문일답.

▷넬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알칼리 수전해와 양성자교환막(PEM) 수전해 기술을 보유 중이다. 80개 넘는 국가에 3500대 이상의 전해조를 공급했다. 또 13개국에서 110곳 이상의 수소 충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수소는 앞으로 어느 분야에 많이 쓰일 것으로 보는가.

“비료와 제철산업이다. 비료·암모니아산업은 엄청난 양의 수소를 소비한다. 지금은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로부터 수소를 얻는다. 화석 수소를 생산하느라 연 1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비료·암모니아 제조 시 세계가 그린 수소를 쓴다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철강도 대표적인 ‘기후악당’ 산업이다.

“철을 제조할 때 지금은 철광석과 함께 석탄을 주로 쓴다. 연 30억t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석탄 대신 그린 수소로 대체할 수 있다. 비료와 제철산업에서만 연 40억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없앨 수 있다. 이는 세계 총 배출량의 10%에 이르는 양이다. 자동차산업까지 적용하면 최소 25%를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넬의 기술이 적용된 경기 평택 수소충전소.

넬의 기술이 적용된 경기 평택 수소충전소.

▷액화천연가스(LNG)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현재 대형 수소 프로젝트는 석유 메이저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화석 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별도로 포집해 저장하고 활용하는 것이 이들의 사업 모델이다. 하지만 수소가 청정 에너지 자원이 되려면 탄소배출이 일절 없는 그린 수소가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고, 이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야 한다.”

▷문제는 비싼 생산단가다.

“맞다. 진정한 ‘탄소중립’을 위해선 그린 수소를 써야 하는데, 생산 단가가 부생수소보다 서너 배 비싼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가 4년 안에 부생수소만큼 저렴해질 것이다.”

▷어떻게 가능한가.

“스케일 업이 필수다. 넬은 노르웨이 헤라야 지역에 자동화된 전해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재 연 50㎿ 규모인데, 500㎿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추후 연 2GW 규모까지 늘릴 것이다. 이 경우 2025년까지 그린 수소 1㎏의 생산 원가를 1.5달러로 낮출 수 있다. 이는 화석 수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수소 연료전지를 ‘바보 같은 기술’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모빌리티가 탈탄소의 일부란 사실을 간과한다. 육상 이동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배터리의 한계는 분명하다. 배터리로 강철을 만들 수 없다. 비행기를 띄우거나 대형 선박을 움직일 수도 없다.”

▷넬은 니콜라와 전해조를 공급했다.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가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파괴자가 됐듯, 니콜라는 트럭 등 고중량 차량 분야에서 파괴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니콜라는 수소트럭 등 자동차뿐 아니라 수소차 인프라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니콜라는 다른 트럭 제조사들이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한국 사업계획도 진행 중이다.

“2018년 넬 코리아를 설립해 수소 연료 공급 솔루션과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대전과 강원도에 서비스 거점을 구축하고 8곳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했다. 올 연말까지 7개 충전소를 추가로 완공할 예정이다. 넬 코리아는 수소 에너지 네트워크(하이넷)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하이넷은 2023년까지 충전소를 100개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320개 충전소의 상당 부분을 하이넷이 책임진다.”

▷한국 기업의 수소 기술력은 어느 수준인가.

“현대자동차는 훌륭한 수소차 기술을 갖추고 있다. 넬은 유럽에서 현대트럭과 협업 중이다. 개인적으로 현대차를 모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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