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거래소 "내년초 인가 신청 목표"…금투협·증권사 컨소시엄도 연구용역
대체거래소 추진 움직임 불붙었다…핀테크도 경쟁 가세
증시 호황에 힘입어 한국거래소와 경쟁하는 대체거래소(ATS) 설립 추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대체거래소 설립을 모색해온 금융투자협회·증권사 컨소시엄이 조만간 설립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인 가운데 핀테크 업체도 대체거래소 진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이하 서울거래소)은 내년 초 대체거래소 사업 인가를 신청하기로 하고 설립 방안 마련을 위해 컨설팅업체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거래소는 대체거래소를 자본금 약 1천300억~1천500억원 규모로 세우고 매매 수수료를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한 수준으로 낮춰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발전한 핀테크 기술로 플랫폼 운영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수수료 무료화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보고 기존 매매 수수료 중심 구조에서 탈피한 사업모델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세영 서울거래소 대표는 "외국에는 직원 35명 정도 규모로도 운영하는 대체거래소도 있다"며 "기술을 통해 효율성을 크게 높여 거래 수수료 부담을 해결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앞으로 경제위기나 신용경색 등으로 주식 거래량이 급감할 경우 운영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으므로 향후 5년 안에 금융위기가 온다는 가정하에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거래소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외국자본 등을 유치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되 국민에게 무난히 수용될 수 있는 주주 구성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는 한편 향후 해외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수년간 논의 단계에 머물렀던 금투협·증권사 대체거래소 컨소시엄도 최근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금투협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를 통해 대체거래소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7월 하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대체거래소 설립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처럼 대체거래소 추진 움직임이 활기를 띠는 가장 큰 원동력은 우선 우리 증시가 작년 이후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 꼽힌다.

또 그간 대체거래소에 부정적이었던 한국거래소가 최근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도 이런 흐름에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월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체거래소에 대해 "그동안 거래소가 계속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럴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거래 플랫폼 간 건전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대체거래소 설립이 구체화하면 거래소는 시장 감시와 서비스 안정을 위해 대체거래소와 긴밀하게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대체거래소는 매매 기능만 있고 상장, 결제, 시장감시 등 나머지 부분은 한국거래소 인프라를 써야 하므로 서로 협조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어떻게 호가를 통합해서 보여줄 것인지, 관련 비용 부담은 어떻게 할지 등등 실무 과제에 대해 대체거래소 측과 실무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