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조원 빚더미…2030이 위험하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내집 마련에 나서고, 빚을 내서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빚투)에 뛰어든 2030들이 위험에 빠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로 금리는 치솟는데 암호화폐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기성세대와의 격차를 한번에 메우려는 조급증이 2030세대 스스로를 부채 증가와 투자 실패의 악순환으로 밀어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30세대의 부채(금융권 대출 등) 잔액은 440조원으로 2019년 말보다 65조2000억원(17.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에 증가폭도 역대 최대다. 청년층 부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세대의 부채 증가율(8.3%)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청년층이 지난해 다른 세대에 비해 빚을 더 늘린 것은 다른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262.2%로 전년 대비 23.9%포인트 치솟았다. 20대의 LTI는 147.8%로 23.8%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연령층의 LTI 증가폭(11.6%포인트)을 크게 웃돈다.

빚을 낸 대가는 커져만 가고 있다. 국내 금리의 기준격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8월 연 0.8%를 밑돌다가 최근엔 연 1.1%대로 상승했다. 암호화폐 투자로 손실에 빠진 청년층은 최근 대거 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14일 개당 8148만원까지 올랐다가 21일 4900만원 수준으로 40%가량 추락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은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는데 많은 청년이 빚을 내 투자해 신용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