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잉크는 오리온과 성과공유 사업을 통해 에탄올 잉크제조 신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성보잉크 직원이 식품포장재에 쓰이는 친환경 잉크 제조 설비를 다루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성보잉크는 오리온과 성과공유 사업을 통해 에탄올 잉크제조 신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성보잉크 직원이 식품포장재에 쓰이는 친환경 잉크 제조 설비를 다루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설거지 대행 서비스업체 뽀득은 수도권 내 식당 및 대형사업장 300여 곳에서 수거한 식기를 하루 평균 24만 개씩 세척하고 있다. 경기 광명 허브에 660㎡ 규모의 세척 자동화 공정라인을 구축해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설거지 공정을 100% 자동화한 게 대량 처리를 가능케 한 비결이다. 이 업체는 LS일렉트릭의 상생형 스마트 플랫폼 ‘테크스퀘어’의 도움으로 설거지 공정 스마트화를 추진한 결과 하루 식기 세척량을 67%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뽀득과 LS일렉트릭의 협업은 한국판 뉴딜 사업의 대표적인 우수 사례로 꼽힌다. 한국판 뉴딜이란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국가적 프로젝트다. 경제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확산하기 위한 ‘디지털 뉴딜’과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그린 뉴딜’을 두 축으로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분야별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진행하고 있다.

오리온과 '뉴딜 합작'…성보잉크, 매출 4배로
이번 협업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2016년 뽀득을 창업한 박노준 대표는 급증하는 서비스 수요에 대응할 방안을 찾던 중 LS일렉트릭과 함께 ‘세척 공정 완전 자동화 시스템 구축’ 과제를 수행하기로 했다. LS일렉트릭은 테크스퀘어의 스마트 전문가를 파견해 멘토링을 제공하고, 테크스퀘어 공급기업을 소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스마트공장 구축 역량을 보유한 대기업의 도움으로 스타트업이 제조 혁신을 이룬 디지털뉴딜 사례라는 평가다.

지난해 구축한 광명 허브에선 대량 세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재(再)세척률도 기존 수작업보다 67%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 사업 확장에 따라 급증한 고객 및 세척 공정 데이터를 비롯해 원가관리를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까지 사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했다. 뽀득 관계자는 “스마트화 과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한 결과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잉크제조 중소기업 성보잉크는 2016년 12월부터 약 4년에 걸쳐 협력사인 오리온과 함께 친환경 에탄올 잉크제조 신기술 개발에 나섰다. 오리온은 자재, 설비, 인력을 지원하고 성보잉크는 인쇄잉크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그 결과 성보잉크와 오리온은 2019년 에탄올 잉크제조 신기술에 대한 특허를 공동 출원하고, 식품용 포장재 업계 최초로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에탄올 잉크를 적용한 식품 포장재는 제조 과정에서 유해물질 발생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각각 70%, 42% 줄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2016년 4억원 수준이던 성보잉크의 오리온 매출은 2019년 16억원으로 네 배가량으로 뛰었다. 친환경 가치와 대·중소기업 간 성과 공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달성한 그린뉴딜 성공 사례라는 평가다.

롯데 계열사인 우리홈쇼핑은 중기부 대·중소기업 상생 일자리프로그램에 참여해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사회 안전망 강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지난해 30여 개 중소협력사의 구인 수요(60명)를 파악한 뒤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65명을 대상으로 공통교육(1주)과 전문교육(2주)을 한 차례씩 제공했다. 디지털 문서작업 교육, 관리자 소양 교육 및 홈쇼핑산업 전문 교육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전체 수강생 중 58명이 교육을 수료했고, 이 중 23명은 협력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판 뉴딜 사업에는 2025년까지 국비 114조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16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190만 개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중기부는 산하단체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을 중심으로 한국판 뉴딜정책 확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