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콜드체인' 전쟁…그래도 超신선식품은 '유통 빅3'가 앞서
신선식품 배송은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끝판왕’이라 불린다. 산지에서 갓 잡은 오징어, 저녁 식탁에 올릴 삼겹살 등을 소비자들이 ‘클릭’만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국내 모든 유통업체의 목표다. 쿠팡이 지방에 2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지어 ‘오늘 배송’ 구현을 시도하고,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콜드체인(냉장·냉동 운반 및 보관)’ 시스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건 이 같은 배경에서다.

아직까지 초(超)신선 상품 유통의 강자는 롯데쇼핑, 신세계, 홈플러스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이다. 이들 ‘빅3’가 보유한 전국 500여 개의 매장은 그 자체가 콜드체인 시설이다. 매장으로부터 반경 3㎞ 이내 지역의 온라인 주문 시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 유통 대기업들은 산지에서 올라온 신선식품을 저장하는 수만 평 규모의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수도권에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전국의 매장과 물류센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신선식품 폐기율을 최저치로 끌어내리는 게 목표”라며 “신선식품 운반 과정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온도 등의 상태를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유통’의 도전도 거세다. 네이버가 경기 용인에 1만9835㎡ 규모의 신선식품 전용 풀필먼트센터를 오는 8월부터 가동하면 하루 2만 건 안팎의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자사 스마트스토어에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소상공인을 대거 입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산지 직송 생산자의 물류 품질 관리를 지원하는 협업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밝혔다. 한 대표는 “40만 스마트스토어 사업자가 원하는 배송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 편하게 물류 걱정 없이 사업할 수 있도록 도와줄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콜드체인 구축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e커머스업계에선 쿠팡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쿠팡은 이미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지난해 8월부터 광주 평동산업단지에 1만4637㎡ 규모의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올해에만 경남 창원, 전북 완주, 충북 청주 등지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해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수도권 외 전국 산지와 가까운 곳에 추가로 네 곳의 물류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MD(상품기획자)들이 전국을 다니며 농축수산물 분야의 대형 도매상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박동휘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