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국내선 4천만원대로
머스크 이어 中 코인금지 쇼크
암호화폐 잇따라 악재 쏟아져

인플레 공포에 안전자산 주목
금값 두달새 10% 넘게 올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악재가 쏟아지면서 해외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3만달러를 위협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5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 금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추락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거리고 증시도 변동성이 커지자 글로벌 자금은 금(金)과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폭락하는 비트코인
19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10시 현재 개당 4551만9000원으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15.85%(857만4000원)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일 후 두 달여 만이다. 해외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27.9% 급락한 3만1880달러(약 3600만원)까지 밀려 1월 후 처음으로 3만달러에 가깝게 떨어졌다.
비트코인 4만弗 붕괴…금·달러로 뭉칫돈 탈출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한 것은 ‘중국발 쇼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지급청산협회는 18일 밤 공동으로 낸 ‘가상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를 통해 “가상화폐는 진정한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3대 협회가 발표한 공고문을 그대로 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2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차량 구매 때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번 중국 당국의 입장 발표로 암호화폐가 직격탄을 맞았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늘고 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약 3380만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값 급등세로 전환
비트코인 가격 급락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리면서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은 19일 장중 한때 전날보다 1.25달러 오른 트로이온스(약 31.1g)당 1871.75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13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장중 고가(1871.75달러)는 올해 최저가를 찍은 3월 8일 종가(1678달러)에 비해 11.5% 뛴 것이다.

국내 금값도 상승했다. 18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금 현물의 그램(g)당 가격은 0.56% 오른 6만8200원에 마감하며 사흘 연속 상승했다. 올해 저점인 3월 5일 종가(6만2300원)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10% 가까이 올랐다.

금값은 지난해 8월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린 결과다. 하지만 실물경제가 급속도로 회복세를 타면서 올해 초까지 금 가격은 내림세를 이어가다가 최근 다시 꿈틀거리는 양상이다.

달러를 사들이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말 국내 거주자의 달러예금 잔액은 817억8000만달러로 3월 말보다 24억3000만달러 늘었다. 2012년 6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해 시장 예상치(3.6%)를 큰 폭으로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가계 씀씀이가 올 들어 회복된 결과다. 제품·서비스 공급이 차질을 빚은 것도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설비투자가 줄어든 데다 소매·서비스 업체들이 줄줄이 폐업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최근 실증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주가는 평균 5%가량 빠졌다. 인플레이션 공포로 시장금리가 뛰면 그만큼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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