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새 ESG위원회를 신설한 대기업이 2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화학 현대중공업지주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에쓰오일 효성 한화솔루션 한국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미글로벌 CJ대한통운 등 제조업부터 금융업까지 18개 기업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올해 초부터 집계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임직원과 소비자에게 ‘ESG에 신경 쓰는 기업’이란 점을 강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기업은 부품 및 소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에 ESG 실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ESG 이슈에 민감한 ‘그린슈머’가 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평가에서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란 해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주요 ESG 평가기관은 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에 가점을 준다.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기업이 늘면서 ESG위원회에서 일할 사외이사 쟁탈전이 치열해졌다. ESG와 관련된 여성 사외이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성 위원을 선임하면 ESG 평가의 S(사회)와 G(지배구조) 부문 점수가 함께 올라간다.

업계 관계자는 “ESG 관련 경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섭외 후보군에 들어간다”며 “딱 맞는 인사를 찾지 못해 다른 일을 하던 사외이사에게 ESG위원을 맡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