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옛 현대상선)이 해운 화물대란에 따른 해상운임 급등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부터 해상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하반기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MM, 작년 전체이익 3개월 만에 벌었다
HMM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2조4280억원,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올렸다고 1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9600억원)를 웃돈다. 전년 동기(-20억원)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1976년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다. 작년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9807억원)보다 많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1조3131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42.0%에 달한다. HMM은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따라 컨테이너 적취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고 말했다.

HMM은 2015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가 글로벌 물동량 증가와 해상운임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대표적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14일 기준 3343.3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상운임은 올 1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한 달 새 29.3% 오르면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선 HMM이 올 하반기에 1분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수요가 집중되는 하반기는 전통적으로 해운업계 성수기다. HMM은 지난해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미주와 유럽 노선 등에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