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ESG의 적'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지 50일 만에 돌연 중단하면서 그 이유로 비트코인의 ‘전력 소비’ 문제를 들었다. 비트코인 채굴이 너무 많은 전기를 잡아먹어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거래소에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원래 컴퓨터로 복잡한 연산을 수행한 대가로 지급받는다. 광산에서 귀금속을 캐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채굴’이라 부른다. 고성능 컴퓨터를 바쁘게 돌려야 하니 당연히 전기를 많이 쓰게 된다.

13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CCAF)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매년 149TWh(테라와트시) 전력을 소모한다. 세계 전력 소비량의 0.69%를 차지하고, 한국 전력 소비량(527TWh)의 28%에 이른다. 말레이시아(147TWh) 스웨덴(131TWh) 아르헨티나(125TWh) 등을 앞지르는 규모다. BBC 방송은 “비트코인 채굴에는 1초당 1해6000경 회의 연산이 이뤄진다”며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연산일 뿐 별다른 쓸모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채굴이 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면 결제 수단으로 다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잡아먹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암호화폐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비트코인이 ‘전기 먹는 하마’라는 지적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CEO는 이날 “처음에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인다고 했을 때 그런 우려는 어디 있었는가”라고 반문한 뒤 “머스크가 주주들 돈으로 암호화폐에 도박하기 전에 그다지 많은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꼬았다.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75% 이상을 중국이 싹쓸이하고 있는데,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의 40%는 석탄 발전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비트코인 거래 한 번에 300㎏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는 비자카드 한 번 긁는 것보다 75만 배 많은 양”이라고 비판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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