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스타항공 부실 경영에 매각으로 이어져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전 오너가 잇따라 구속되면서 두 항공사의 부실화가 '오너 리스크'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스타항공 전 회장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 모두 일찌감치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회사가 매각되는 상황까지 초래한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박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상직 의원은 지난달 28일 구속됐다.

'닮은 꼴' 박삼구·이상직…횡령 의혹에 구속된 전 오너들

◇ 모기업 지원하다 아시아나항공 '휘청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금호홀딩스)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구속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2016~2017년 해외 업체의 금호고속 투자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넘겨주는 거래를 체결했고, 거래가 지연되자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로부터 담보 없이 저금리로 1천306억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박 전 회장의 해당 혐의 내용이 결국 아시아나항공 경영 부실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높이고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계열사를 부당하게 이용하면서 계열사들이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다.

그룹 경영을 위해 계열사를 이용하는 박 전 회장의 사업 방식이 아시아나항공 위기를 초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0년간 잘 운영된 기내식 사업권을 내주면 이득은 아시아나항공이 가져가야 하는데, 금호고속이 투자를 받게 됐다"며 "이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을 지원하면서 현금을 소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에도 박 전 회장의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위기를 맞은 바 있다.

박 전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했지만, 충분한 자금 없이 무리하게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그룹 전체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아시아나항공까지 자금난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에 돌입했다.

4년간 채권단 관리를 받다가 2014년 자율협약 절차가 종료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후 2018년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금호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자금 지원을 이어오다가 2019년 4천4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박 전 회장이 2019년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회생 불가 판정을 받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으로 지난해 협상이 무산됐다.

인수 무산에 아시아나항공은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였고, 3조원 가량의 정부 지원까지 받았다.

지난해 11월 경쟁 업체였던 대한항공이 인수를 결정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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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구속됐지만…이스타항공 인수 협상 '난항'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2015년 11~12월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0억여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이스타항공 회장을 지낸 이 의원이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회사 운영에 관여하며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조종사 노조는 검찰이 적용한 혐의 외에도 이 의원이 170억원의 횡령·배임을 했다며 추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종사 노조는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이스타젯에어서비스에 71억원 상당의 외상 채권을 발행해 손해를 끼쳤다"며 "이스타항공의 돈이 이 의원 차명 회사로 의심되는 IMSC와 타이이스타젯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2019년 경영난에 시달리며 제주항공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제주항공이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인수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후 인수자를 찾지 못한 이스타항공은 올해 1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하지만, 현재까지도 인수 협상에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관리인이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4배 이상 높은데다 부채도 2천억원에 달해 인수 협상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약 10년이 지났고 구속까지 됐지만, '이상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점도 인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스타항공 현 경영진은 이 의원의 비리 혐의와 관련해 과거 벌어진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비리 기업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으며 인수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매각 협상 과정에서 직원 정리해고 등을 두고 노사 갈등까지 심화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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