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뉴스1

정부의 1분기 양도소득세 수입이 8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양도차익이 늘어 세금이 더 걷힌 결과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국민들의 세금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1분기 국세수입은 8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있었던 지난해보다 19조원 늘었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가 28조6000억원이 걷혔다. 작년 동기간보다 6조4000억원 많다.

기재부는 올해 1분기 소득세가 많이 걷힌 이유로 부동산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꼽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잠정치이긴 하지만 올해 1분기 양도세가 3조원 가량 더 걷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지난해 1분기 국세수입 실적을 보면 양도세수는 5조5000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양도세가 3조원 가량 더 걷혔다면 올해 1분기 양도세수는 8조5000억원으로 9조원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양도세수가 급증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양도차익이 많아지자 자연스럽게 세금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작년에 비해 거래량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정부가 6월1일부터 양도세율을 최대 82.5%까지 높이는 '양도세 폭탄'을 준비해 다주택자의 매물 공급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월1일부터 양도세 부담이 늘어나도록 제도가 변경된 것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는 지난 1월1일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 항목에 거주 요건을 포함했다. 그 전까지는 10년 이상 보유시 80%까지 공제를 해줬지만 10년 보유시 40%를 감면하고, 10년 거주시 40%를 추가로 감면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10년간 보유하고 5년간 거주한 사람의 경우 기존에는 80% 감면을 모두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60%만 감면된다.

법인세(20조2000억원)는 4조8000억원 늘어났다.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12월 결산법인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또 교통세 등(18조원)도 4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유예된 정유업계 유류세 납부 등의 영향이다.

1분기 총지출은 182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조4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과 일자리 창출 지원, 방역 대응 예산의 적극적인 재정 집행 결과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3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30조1000억원 적자가 났다. 적자 폭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조2000억원 줄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8조6000억원 적자였다.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862조1000억원이었다. 1분기 국고채 발행액은 50조4000억원으로 연간 발행 한도(186조3000억원)의 27%를 평균 조달금리 1.59%로 안정적으로 소화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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