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말 이후, 신용대출 금리도 0.6%포인트 올라
금리 상승 속도 ↑ 가능성…기대인플레이션율 2% 넘어
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날로 불어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2019년 6월 2.74%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저점을 찍은 주담대 금리는 개별 은행에 따라서 1%포인트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이는 은행 대출 금리가 지표로 삼는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많게는 0.9%p 올라…"정부의 신용대출 규제 영향"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7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2%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말 신용대출 금리 1.99∼3.51%와 비교하면, 적게는 0.11%포인트에서 많게는 0.58%포인트까지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뛰었다. 4대 은행의 7일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55∼3.90%로, 지난해 7월 말(2.25∼3.96%)과 비교해 최저 금리가 0.3%포인트 올랐다.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의 경우 금리 상승 폭은 더 컸다. 혼합형 금리는 현재 2.82∼4.43%로, 지난해 7월 말(2.17∼4.03%)보다 상단 0.65%포인트, 하단 0.4%포인트씩 뛰었다. 개별 은행 기준으로 격차는 더 벌어졌다. A은행의 혼합형 금리만 따로 보면, 같은 기간 2.53∼3.54%에서 3.42∼4.43%로 상단과 하단 모두 0.89%포인트 올랐다.

대출 금리 상승 추세는 4대 은행뿐만 아니라 예금 은행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3월 기준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2.88%로 지난해 4월(2.89%)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일반 신용대출은 3.7%를 기록하며 지난해 2월(3.7%) 이후 가장 높았고, 주담대는 2.73%로 2019년 6월(2.74%)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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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지난해 중반부터 상승하면서 은행권 대출 금리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작년 7월 말 0.761%에서 올해 4월 말 0.835%로 0.074%포인트 올랐다. 은행권이 4월에 적용한 코픽스(3월 기준)는 신규취급액 기준 0.84%로, 작년 7월(0.81%)보다 0.03%포인트 높았다.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작년 7월 말 1.277%에서 올해 4월 말 1.841%로 0.564%포인트 뛰어올랐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가계대출 우대금리 등을 줄인 것도 실질적인 대출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이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신용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들은 우대금리 폭을 0.5%포인트 이상 크게 낮췄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과 관련해 "은행채 금리 등 가계대출의 지표금리가 오른데다 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 금리 상승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섰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한다.

이에 물가와 자산가격 거품을 잡기 위해 미국과 한국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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