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DOGE)이 폭락하며 '도지코인 아버지'를 자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체면을 구겼다.

9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도지코인은 거듭 하락해 장중 642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다소 반등하며 오후 5시 30분 기준 전일 대비 약 14% 하락한 663원에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미국 NBC 예능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 출연 기대감에 상승세를 펼쳐왔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에 투자심리를 더할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에 전일 신고점인 889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출연일인 이날 보유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서며 하락 전환했다. 머스크가 방송을 통해 "도지코인은 통화의 미래다. 세계를 장악할, 거스를 수 없는 금융 수단"이라며 도지코인에 힘을 실었지만, 가격은 방송 직후 재차 급락했다.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도지코인은 장중 전일 대비 30% 하락한 0.46달러까지 떨어졌다.

도지코인은 폭락했지만 주요 암호화폐들의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도지코인 보유자들이 수익 실현 후 주요 암호화폐를 사들인 여파로 풀이된다.

이날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SNL 방송 직후인 오후 1시30분께 7312만9000원까지 오르며 7300만원을 일시 회복했다. 이더리움 역시 498만9000원을 달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도지코인의 대안으로 부상한 주요 알트코인들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이 일부 알트코인들은 가격이 일시 급등하는 양상도 보였다.

이날 오후 5시 30분께 탈중앙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암호화폐인 아이젝(RLC)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전일 대비 약 90% 상승한 1만500원에 거래됐다.

같은 거래소에서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 플랫폼 암호화폐 프레시움(PCM)도 약 61% 상승한 30.6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