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6' vs '5대 5' 예산 분담 비율 갈등 좁히지 못해
복지부 결정 따라 '반쪽 시행'·'연기' 가능성도 제기

내년부터 농업인 공익수당(이하 농민수당) 제도를 시행하려는 충북도가 지역 내 모든 시·군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보건복지부 협의를 요청했다.

복지부의 결정에 따라 '반쪽 시행' 또는 '연기' 가능성도 점쳐진다.

충북 농민수당 5개 시·군 동의 없이 복지부 협의 신청

8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농민수당 관련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요청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도는 지난해 9월 제정한 '충북도 농업인 공익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내년 1월 1일부터 도내 농가 1곳당 한 해 5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협의요청서에 농민수당 지급 재원을 함께 부담하는 일선 시·군의 동의서도 첨부했다.

하지만 전체 11개 시·군 가운데 충주시, 증평군, 영동군, 보은군, 단양군 5곳은 빠졌다.

이들 지역 시장·군수는 도가 정한 예산 분담 비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끝내 동의를 거부했다.

2019년 기준 도내 농업경영체 등록 농가가 10만8천가구인 점을 고려할 때 한해 544억원의 농민수당 재원이 필요하다.

도는 이 중 60%를 시·군이 부담하도록 분담 비율을 정했다.

그러나 반기를 든 시·군들은 '절반 넘는 재원을 시·군에 부담시키면서 생색만 낸다'는 불평과 함께 '5대 5' 비율로 변경을 요구했다.

결국 양측의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5개 시·군이 빠진 채 복지부 협의 요청이 이뤄지면서 정상적인 제도 시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60일 이내에 충북 농민수당 제도를 어떻게 시행할지를 결정한다.

위원회가 어떻게 결정할지 알 수 없으나 동의한 시·군에만 농민수당 지급 결정을 내리면 '반쪽 시행'이 불가피해진다.

이 경우 수당 지급 지역과 미지급 지역 간 형평성 문제로 번질 여지가 크다.

반대로 미동의 시·군과 다시 협의하라고 보완 요구를 한다면 내년부터 농민수당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위원회가 직권으로 5개 시·군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제도의 전면 시행 결정을 내릴 수도 있으나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지난해 농민단체와 적잖은 갈등 끝에 농민수당 제도 도입을 결정한 도 입장에선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도 재정 상황을 고려해 정한 분담 비율로 변경이 쉽지 않다"며 "복지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지만, 그 결과에 따라 농민수당 제도가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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