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MO Insight 「한국의 마케터」

김민지 의식주컴퍼니 마케팅실장
김민지 의식주컴퍼니 마케팅실장 / 사진=의식주컴퍼니

김민지 의식주컴퍼니 마케팅실장 / 사진=의식주컴퍼니

“100원 마케팅이 안 통하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김민지 의식주컴퍼니 마케팅실장은 마켓컬리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에서 효과가 검증된 ‘100원 마케팅’을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에 도입했다.

첫 구매 고객이 ‘100원’으로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유도하면 자사 고객으로 락인하는 데 효과적이란 사실이 다른 기업들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요금 1만~2만원의 코트 드라이를 100원 마케팅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고객 반응이 별로 없었다.

Q: 고객들이 반응하지 않은 이유는
A: 마켓컬리에서 1만~2만원짜리 ‘익숙한’ 상품을 100원에 사는 것과 ‘모바일 세탁 서비스’라는 생소한 서비스를 100원에 이용하는 것은 고객 입장에선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그래서 100원 마케팅이 우리(런드리고) 고객들에겐 통하지 않았다.

고객들은 집 주변 세탁소나 프랜차이즈 세탁편의점에 옷을 맡기는데 익숙하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앱을 깔고 세탁물을 런드렛(런드리고의 세탁수거함)에 담아 문 앞에 내놓고 앱으로 세탁 주문을 해서 다음날 문 앞으로 배달되는 세탁물을 수령하는 새로운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100원 마케팅만으로 고객들이 이런 과정을 수행하게 만들기 어려웠다.

Q: 어떻게 답을 찾았나
A: 고객 행동에서 힌트를 얻었다. 고객들은 대개 옷 한 벌이 아니라 여러 벌을 한꺼번에 세탁소에 맡긴다. 어떤 상품 한 개를 구매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코트 한 벌, 와이셔츠 한 장의 세탁을 맡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지난해말 니트·스웨터, 코트, 패딩의 드라이 크리닝에 옷 개수와 상관없이 특정 할인율을 적용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고객들이 반응을 보였다.

품목별로 세탁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가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 적시에 제공하는 혜택이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올 2월 ‘겨울 이불 정리’를 마케팅 꼭지로 활용해 이불 세탁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불 세탁을 맡기면서 겨울 옷까지 한꺼번에 맡기는 고객들이 많았다. 성공적인 마케팅이었다.

Q: 프랜차이즈 세탁편의점과 비교하면
A: 모바일 세탁서비스는 아직 시장 점유율이 낮다. 하지만 고객이 한 번 이용해보면 편리성에 매우 만족한다. 런드렛에 세탁물을 담아서 문 앞에 두기만 하면 다음날 문 앞에 세탁이 끝난 채로 와 있기 때문에 세탁편의점이 문을 연 시간에 맞춰 직접 방문해서 맡기고 며칠 후 다시 세탁물을 찾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편리성을 경험한 고객들이 단골 고객으로 남아 리텐션율이 매우 높다. 월정액 요금제를 이용하면 프랜차이즈 세탁편의점 보다 저렴할 수도 있다.

“100원 마케팅, 안 통하는 이유가 있다”


Q: 고객 추천이 중요할 것 같은데
A: 그렇다.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모바일 세탁서비스가 낯설기 때문이다. 앱을 설치하고 런드렛을 사용하는 것도 처음엔 어렵게 느끼는 고객이 많다. 그래서 서비스를 이용해 본 고객이 추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고객 추천을 유도하기 위해 완성된 세탁물을 보낼 때 친구 초대, SNS 리뷰 남기기 등의 이벤트를 옷걸이 배너와 같은 오프라인 홍보물을 통해 알린다.

앱 리뷰 이벤트도 적극 활용한다. 최초 고객들이 많이 참고하는 게 앱 리뷰라서다. 일반적으로 SNS 리뷰엔 칭찬을, 앱 리뷰엔 불만을 남기는 고객들이 많다. 런드리고 앱엔 칭찬도 많다.

앱 리뷰 이벤트를 진행하면 안 했을 때보다 리뷰 수가 10배 이상 늘어난다.

Q: 스마트 팩토리를 갖췄는데
A: 세계적인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탁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세탁원가를 지속적으로 낮춰 가고 있다.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세탁물과 함께 처리되는 부분을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텐데, 런드리고 스마트팩토리에서는 드라이크리닝이 끝난 세탁물은 약 100℃에 가까운 수증기를 내뿜는 스팀 터널을 지나며 옷에 남아있는 먼지는 물론 유해 세균과 바이러스를 털어낸다.

그래서 더 위생적이다. 물빨래는 자체 개발한 천연세제를 쓴다. 안티팩트라는 특허 물질은 바이러스를 사멸시키고, 모링가드라는 특허 물질은 미세먼지 흡착 제거에 탁월하다.

Q: 제휴 마케팅에 적극적인데
A: 런드리고는 ‘빨래없는 생활의 시작’을 제안한다. 일상 생활에서 빨래를 빼면 1주일에 3시간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고객들이 그 시간을 값지게 사용할 수 있게 제휴 마케팅으로 돕고 있다.

빨래 대신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게 취미 플랫폼과 제휴 마케팅을 벌였고, 빨래 말고 좋은 사람과 소중한 한끼를 같이 할 수 있게 미슐랭 레스토랑과 제휴 마케팅을 했다. 지금까지 2~3개월에 한 번씩 제휴 마케팅을 실시했다.

■ Interviewer 한 마디
김민지 마케팅실장은 10년 이상 호텔 마케팅을 하다가 2019년 의식주컴퍼니에 조인했다.

김 실장은 “호텔은 성숙산업이다 보니 마케팅이 교과서적으로 이뤄졌지만, 고객들이 낯설어 하는 모바일 세탁서비스는 새로운 방식과 도전이 많이 요구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그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어떤 산업이든지 마케팅의 답은 고객에게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깊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결국 다시 ‘고객’이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마케터를 위한 지식·정보 플랫폼
■ 한경 CMO 인사이트 구독하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5694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