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

"세액공제 별도트랙 신설할 것
대학 관련학과 정원도 확대 추진"
업계, 세액공제율 40% 이상 요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세계) 각국 사이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을 위한) 별도 트랙을 만들어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반도체 R&D·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자국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보조금 지급과 같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반도체 기업을 돕기 위해 세제 혜택 확대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기 성남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제9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핵심은 기존에 운영하던 세액공제 제도와는 별도로 반도체 기업을 위한 세액공제 항목을 추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기재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기존에 운영하던 세액공제 제도는 크게 R&D 세액공제와 시설투자 세액공제로 나뉜다. 이 두 가지 세액공제는 투자 분야의 성격에 따라 다시 일반 세액공제와 신성장·원천기술 세액공제로 분류된다. 홍 부총리가 새로 만들겠다는 ‘별도 트랙’이란 R&D와 시설투자 각각에 일반, 신성장·원천기술 세액공제가 아닌 세 번째 세액공제 항목을 의미한다.

기재부는 별도 트랙을 통한 세액공제율이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들여다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만 “국내 반도체 기업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세액공제 제도를 개편하는 만큼 기존 제도보다는 높은 세액공제 비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외국 수준의 높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반도체 설비투자액의 40%를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등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500억달러(약 56조원) 규모 반도체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계획도 내놨다. 홍 부총리는 “업계에서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포함해 반도체 인력 양성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고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도 늘리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행 제도하에서 대학 내 학과 조정, 대학원 정원 증원 기준 개정, 공동학과 신설 등을 통해 반도체 인력 양성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에선 현행 제도하에서 대학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은 정원이 고정돼 있어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기 위해선 다른 학과 정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정원이 줄어들 학과에선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대학 자체적으로 정원을 조정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반도체 등 신산업 학과에 한해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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