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기 대창모터스 사장이 충북 진천 본사에서 소형 화물전기차 다니고밴의 특징과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오충기 대창모터스 사장이 충북 진천 본사에서 소형 화물전기차 다니고밴의 특징과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전기자동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제조원가 비중은 30~40% 수준이다. 전기차산업의 성패는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북 진천에 있는 대창모터스는 자체 생산 배터리를 장착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설립 약 10년 만에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배터리·전기차 기술 동시 확보

전기차 배터리는 배터리셀, 모듈, 배터리팩으로 구성된다. 대창모터스는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LG화학과 삼성SDI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 배터리셀을 바둑판 모양으로 연결한 모듈을 외장재 역할을 하는 배터리팩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대창모터스가 보유한 배터리 모듈 및 배터리팩 제조 라인은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자체 개발한 고효율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배터리에 적용해 전동카트 및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안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BMS는 배터리의 전압, 전류 및 온도 등을 통제해 배터리 상태를 최적화하고 수명 단축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대창모터스는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특허 등 25개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를 비롯해 제설기 도로청소기 등의 제조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오충기 대창모터스 사장은 “BMS를 운전자의 스마트폰 또는 회사 서버와 연결해 실시간으로 전기차의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사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배터리 제조 기술과 전기차 플랫폼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게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0.5t 전기화물차 900만원대

오 사장은 1995년 LCD(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 덱트론(현 트리니티)을 창업하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2006년 회사 지분을 모두 처분한 뒤 2010년 대창모터스를 설립했다.

대창모터스는 2004년 한국야쿠르트의 제안으로 야쿠르트 전동카트를 공급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미국에 고령자용 저속전기차를 수출했다. 주택가에 흔히 보이는 우체국 ‘꼬마 전기차’ 역시 대창모터스 제품이다. 이 회사가 2019년 선보인 초소형 전기화물차 다니고3는 2019년 우정사업본부 시범사업 차량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창모터스는 최근 2인용 소형 화물전기차 다니고밴을 선보였다. 최대 출력 59㎾ 모터를 적용해 최고 시속 110㎞, 1회 충전 시 최대 220㎞를 달릴 수 있다. 급속충전 시 완충까지 한 시간가량 소요된다. 적재중량은 550㎏으로 올해 단종된 한국GM의 다마스(500㎏)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가는 3680만원. 친환경차 보조금(서울시 2400만원)을 비롯해 소상공인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 등을 활용하면 900만원대로 내려간다.

소형 전기차 양산체제 구축

대창모터스는 올 상반기 전기차 2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지난해 매출(10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매출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책 등에 힘입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에는 전북 군산 새만금에 190억원을 투자해 건물면적 1만6000㎡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착공한다. 오 사장은 “연평균 전기차 1만 대, 배터리 1만5000개를 생산하는 업계 최대 규모 소형 전기차 공장으로 소형 전기차 플랜트의 글로벌 표준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반 소비자 마케팅에도 적극 나선다. 7일 서울 용산에 중소 전기차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시관 겸 대리점을 연다. 전기차를 시승해볼 수 있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