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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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의 대표 수제맥주 ‘곰표 밀맥주’가 반란을 일으켰다.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 기존 강자들을 모두 꺾고 편의점 캔맥주 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마련한 대규모 물량을 전국 CU 점포에 풀기 시작한 지 이틀 만이다. 수제맥주가 기성 주류업체 맥주를 죄다 제친 것은 30년 편의점 역사상 처음이다.

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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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CU에 따르면 곰표 밀맥주는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국산과 수입 맥주를 통틀어 일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후 현재까지 매일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부터 ‘부동의 1위’였던 카스도 제쳤다. 현재 곰표 밀맥주의 하루 판매량은 15만 개를 넘는다. CU에 따르면 공휴일인 지난 5일 판매량은 카스와 테라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1년 전 출시된 곰표 밀맥주가 다시 돌풍을 일으키는 건 대량생산이 가능해져서다.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 5월 나오자마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인기만큼 실적이 오르진 못했다. 제조사 세븐브로이는 맥주 전문점에서 시작한 중소기업이다. 월 20만개 수준인 공급량은 수요를 못 따라갔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았다. 매출 순위도 30위 밖이었다.

지난해 길이 열렸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주류 규제 개선방안’에서 주류 제조업체가 다른 제조업체 시설을 이용해 OEM을 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다. 지난달 세부 시행령이 고시돼 실제 생산이 가능해졌다. 일찌감치 롯데칠성음료와 곰표 밀맥주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던 세븐브로이는 국내에서 첫 번째로 수제맥주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5월 한 달간 전국 점포에 공급되는 곰표 밀맥주 물량은 총 300만 개로 기존의 15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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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는 크게 당황한 분위기다. 곰표 밀맥주의 성공은 젊은 층과 매니아들이 즐긴다고 여겼던 수제맥주가 기성 제품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는 방증이다. CU에서 국산맥주 매출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9%에서 올 들어 14.5%(지난 4일까지)로 올랐다. 곰표 밀맥주가 대량공급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비중은 28.1%로 대폭 뛰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생산시설이 작아 물량 공급이 문제였던 수제맥주의 위탁생산이 가능해진 만큼 제2, 제3의 곰표 밀맥주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며 “오비맥주 등 기성 주류업체들도 이색적인 맛과 디자인을 담은 제품 개발을 서두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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