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8월 테이퍼링 언급 가능성
한국도 4분기께 금리 올릴 수도"
내달 창립 행사서 '시그널' 촉각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조기 인상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은은 그간 미 중앙은행(Fed)이 2023년 말까지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일러야 2022년 하반기께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파色' 짙어지는 한은…'연내 금리인상' 힘 실린다

하지만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는 데다 자산가격 상승, 가계부채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조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한은의 한 간부는 “한·미 금리차를 감안하면 미국보다 먼저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내부에서 연내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Fed가 8월에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한은도 올 4분기께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Fed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동시에 금리 인상 시점도 한발짝 빨랐다. 고금리를 좇는 외국인 투자금의 유출을 막으려는 조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 연 2.0%까지 기준금리를 내린 한은은 1년5개월 뒤인 2010년 7월 연 2.25%로 인상했다. 금융위기에 대응해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연 0~0.25%까지 내린 Fed는 2015년 12월에야 기준금리를 연 0.25~0.50%로 높였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연내 인상 관측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올해 1분기 금융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증대됐다”며 “금융안정 이슈를 통화정책적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빨라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다음달 12일 내놓을 ‘한은 71주년 창립기념사’에 금리 인상 신호가 담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017년과 2019년 창립기념사에서도 각각 인상, 인하 신호를 담았고 그 직후 기준금리를 조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창립기념사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인상 신호가 담겼다. 한은은 그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높였다. 2019년 6월 창립기념사에는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고 그해 7월,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낮췄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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