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쿠팡 오픈마켓(아이템마켓)의 노출 순서 배정 시스템인 ‘아이템위너’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아이템위너는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이들 중 쿠팡에서 가장 높은 종합평가를 받은 아이템위너가 해당 상품 셀러 최상단에 노출되는 제도다.

쿠팡은 광고에 따라 노출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가격·배송·소비자 응대를 기준으로 삼은 선진적 제도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판매자와 시민단체는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상품 이미지와 후기를 공유하는 방식은 ‘업무상 노하우’ 탈취라고 반발하고 있다.
쿠팡 오픈마켓 상품 '우선 노출' 논란
참여연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아이템위너 제도가 판매자들의 출혈경쟁을 유도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쿠팡을 신고했다.

아이템위너는 쿠팡의 오픈마켓 사업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쿠팡 플랫폼에서 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 가운데 아이템위너를 선정해 최상단에 노출시킨다. 기존 오픈마켓이 광고비를 낸 판매자를 상단에 올리는 방식과 차별화한 시스템이다. 쿠팡 측은 “광고비 경쟁 중심의 판매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배송·소비자 응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쟁력있는 상품이 우선 노출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은 이 제도가 판매자들의 치킨게임을 강요한다는 입장이다. 쟁점은 △아이템위너 선정 방식 △후기·별점 등의 정보 공유 △상표·이미지 등 저작권 탈취 여부 등이다.

아이템위너 선정 방식과 관련해 참여연대 등은 “단돈 1원이라도 싸게 파는 판매자가 아이템위너로 선정되는 출혈경쟁”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의 설명은 다르다. 가격뿐 아니라 배송 속도와 정확도, 소비자 응대 만족도 등을 종합 고려해 아이템위너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여러 페이지를 전전하지 않고도 질 좋고 값싼 상품을 검색할 수 있고, 판매자도 광고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얘기다.

상품 이미지, 후기·별점 공유도 논쟁거리다. 참여연대는 “해당 후기가 어느 판매자에게 속해 있는지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라며 “아이템위너가 아니라 다른 판매자의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은폐·축소해 소비자의 오인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아이템위너가 판매 후기와 별점을 독식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쿠팡은 아이템위너뿐 아니라 같은 상품을 파는 모든 판매자가 상품평과 후기, 상품 이미지를 공유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상품 후기는 판매자가 아니라 상품에 대한 정보인 만큼 같은 상품을 파는 페이지에 모두 노출하는 게 소비자 친화적이라는 논리다.

업계에선 광고·마케팅 능력이 있는 중대형 상인들이 아이템위너 제도에 반발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쿠팡이 선정 기준을 더욱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박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