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하며 지표상으로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회했다"며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로 확산되지 않도록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이날 통계청에서 발표된 물가 지표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3% 오르며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차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표상으로 2%를 상회한 데는 비교시점인 작년 4월 물가가 크게 낮았던 '기저효과'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특히 국제유가와 농축산물 가격이 지난해 이맘 때 크게 낮았던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작년 이 시기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국제유가(두바이유)가 20달러대까지 급락하고, 채소 출하량 증가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하락했다"며 "지난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 같은 해 5월은 -0.3%를 기록하는 등 (작년은) 물가 상승률이 이례적으로 낮은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차관은 "반면 올해 4월엔 국제유가가 60달러대를 회복하고, 지난해 기록적인 장마와 겨울 한파,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인해 주요 농축산물 가격 강세가 지속됐다"며 "(올 4월 물가 상승률은) 수요 측 요인보다는 유가와 농축산물 등 공급 측 요인의 변동성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차관은 "4월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 2.3% 중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의 기여도가 1.5%포인트로 전체 물가 상승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분기에는 공급 측 요인에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지만, 3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간 기준으로는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이 차관은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응 방침을 설명하면서 "5월 중 계란 추가수입을 추진하고, 대파·양파의 조기출하를 독려해 가격 조기 안정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달청이 비축 중인 구리·알루미늄·주석을 5월에도 1~3% 할인해 방출하겠다"고도 말했다.

정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