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의 일환으로 ‘사회문제 해결 스타트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 공모 분야와 응모 자격은 제한이 없으며, 아이디어만 있다면 개인 또는 4명 이내의 팀을 구성해 응모하면 된다. 총상금 1억5000만원은 SK하이닉스가 협력사에 핵심 인프라를 공유해 얻은 수익금으로 마련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억원이 수여된다.
SK하이닉스는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에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하고, 사내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선도 기업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확보가 필수라고 판단해서다.SK하이닉스는 고려대와 손잡고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올해부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졸업 후 SK하이닉스에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과정이다. 한 학년 정원은 30명이다.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은 학비 전액과 보조금을 SK하이닉스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SK하이닉스 인턴십 프로그램, 세계 최대 가전·IT쇼인 CES 및 실리콘밸리 기업(구글, 애플, 인텔 등) 견학, 기업 전문가 초청 특강 등 혜택도 있다. 졸업 후 석사 혹은 석박사 통합과정 연계 진학 시에도 학비와 학비 보조금이 나온다.고려대와 SK하이닉스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공학과의 학부 커리큘럼은 4년 과정으로 이뤄졌다. 문제 해결 능력과 실무적 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목표에 방점을 두고 맞춤형 교육으로 구성했다. 1·2학년에는 기본 교양과 기초 전공 과정으로, 3·4학년에는 심화 전공과 융합전공을 거쳐 학부 인턴을 통해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된다.졸업 후에는 학부 성적과 인턴 활동 내용을 토대로 SK하이닉스에 채용된다. 대학원 과정의 반도체시스템공학과로 연계 진학하면 AI(인공지능), 모바일,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다양한 미래 기술 분야에 반도체를 접목해 연구할 수 있다.SK하이닉스는 2005년부터 고려대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구축해 인재 양성에 힘을 모아왔다. 2009년 1학기부터는 대학원 과정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개설해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사내에도 반도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출범한 SKHU(SK하이닉스유니버시티)다. SKHU의 총장은 최고경영자(CEO)인 이석희 사장이 맡고 있다. D램, 낸드, 솔루션, 제조기술, 마케팅, 경영지원 등 12개 단과대학으로 구성됐다. 단과대학별 학장의 역할은 해당 조직장이 맡았다.SK하이닉스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입사와 동시에 SKHU에 입학한다.단과대학별 특성에 맞는 커리큘럼에 따라 교육받는다.이수빈 기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프라이빗뱅커(PB)들이 처음 자산배분 전략을 배울 때 꼭 듣는 말이다. 이번 설문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전략으로 이색 포트폴리오를 선보인 PB가 있다. 서성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이사다. 그는 △SK하이닉스 50% △호텔신라 20% △뱅가드(Vanguard) IT ETF 20% △식스플래그엔터테인먼트(Six Flags Entertainment) 10% 등 4개 종목 및 상품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서 이사는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담으면 깨지지 않을지는 몰라도, 수익률을 올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10개에 가까운 종목과 상품에 투자하다 보면 분석이 어려워지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모리반도체 슈퍼 사이클 직전이라고 판단해 SK하이닉스에 자산의 50%를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대표적 ‘코로나 피해주’인 호텔신라는 지배구조 이슈와 여행 재개의 수혜를 기대하고 20%를 투자할 만하다고 분석했다.자산배분 전략에서도 한국 비중을 60%, 미국 비중을 30%로 봤다. 해외 주식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세계 최대 놀이공원 식스플래그(SIX)에 10% 비중을 할애한 이유는 국내에 테마파크 테마를 대체할 만한 종목이 없기 때문이다. 정보 접근성이 제한된 해외 주식에 대해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테마에 맞는 ETF로 대응할 것을 추천했다. 뱅가드 IT ETF가 대표적이다.정상윤 미래에셋증권 명일동 WM 지점장은 바구니에서 절대 빼지 않는 종목과 ETF를 공개했다. 반도체, 중국 내수 및 바이오, 미국 대형 플랫폼 기업, 친환경, 전기차 ETF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정 지점장은 “이들 종목과 ETF는 2015년 이후 포트폴리오에서 한 번도 팔지 않았다”며 “투자한 기업이 향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산업이라면 장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재연/박재원 기자 yeon@hankyung.com
“우린 2등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톱’ 반도체 기업이다.”(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엔지니어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겠다.”(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SK하이닉스 공동 대표이사(CEO)인 박 부회장과 이 사장이 지난 28일 온라인으로 직원과 간담회를 했다. 올초 불거진 성과급 산정 기준 관련 논란, 삼성전자의 경력 공채에 따른 일부 직원 이탈 등으로 흐트러진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로 평가됐다. 3년 만에 돌아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맞아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경영전략을 가다듬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니어 자존심 세워주겠다”3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사내방송을 통해 진행된 간담회에선 이 사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인텔 출신 반도체 전문가로 2010년 KAIST 교수를 거쳐 2013년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이 사장은 증권사들이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로 ‘최소 7조7000억원, 최대 13조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영업이익(5조126억원)보다 최대 159.3% 증가한 수치다.‘영업이익 13조원’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첫해이던 2017년과 맞먹는 실적이다. 당시 서버·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78.9%, 32.7% 올랐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도 13조7213억원으로 318.7% 급증했다.이 같은 증권사들의 전망은 반도체 업황이 초호황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D램 고정거래가는 전달보다 26.7%, 낸드는 8.6% 급등했다. 직전 슈퍼사이클 초입이었던 2017년 1월(35.8%) 후 최대 상승률이다.SK하이닉스는 최근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D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낸드플래시 시황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이 사장은 직원들의 관심사인 성과급과 관련해 ‘기본급의 800~1000%’를 제시했다. 증권사들의 시나리오대로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것을 전제로 산출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영업이익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성과급 기준을 투명하게 바꿨다. ‘1등주의’ 심으려는 박 부회장조직 문화 개선도 이날 간담회의 주요 주제였다. 이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직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엔지니어의 성장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활발하게 직원들과 소통해 ‘자존심’을 세워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착 상태인 연봉 협상에 대해서도 “5월 중 교섭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이 사장에 이어 연사로 나선 박 부회장은 ‘1등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 대표(CEO)와 SK하이닉스 CEO를 겸하고 있는 정통 SK맨이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2020년 4분기 기준)은 29.5%로 삼성전자(42.1%)에 이은 세계 2위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는 2등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톱 반도체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만큼 중요한 게 메모리반도체”라며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보다 조직문화 훌륭하다”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라이벌 삼성전자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최근 일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력 공채를 시행 중인 삼성전자로 이직하면서 조직이 술렁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훌륭한 회사”라며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조직문화가 더 유연하고 훌륭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이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간담회 후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진솔한 소통이 좋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실망감을 나타낸 직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회장이 직원들의 큰 관심사인 ‘성과급률 상향’과 관련해 적극적이지 않은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황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