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송송 뚫린 '크록스' 꾸미기…Z세대 사로잡았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고무 스포츠 샌들 ‘크록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어글리 슈즈’ 원조격으로 불리는 크록스는 앞코에 구멍이 송송 뚫린 캐주얼 샌들이다. 이 샌들 구멍에 ‘지비츠’라는 작은 액새서리를 끼워 넣는 ‘크록스 꾸미기’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3일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와 G마켓 등에 따르면 크록스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크록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크록스와 지비츠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실내용부터 사무실, 간단한 외출용 등으로 활용도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크록스는 신발을 벗고 신기가 간편하고 통기성이 좋아 의사들이 수술할 때 신는 샌들로도 유명세를 탔다. 이외에도 여름철 야외 활동이나 레저 활동에도 많이 신는다. 작년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집 앞 가까운 곳으로 간편하게 갈 수 있는 ‘원마일웨어’(One-mile-wear)로 급성장했다. 크록스의 1분기 매출은 4억 601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멍 송송 뚫린 '크록스' 꾸미기…Z세대 사로잡았다
'크록스 꾸미기' 열풍도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지비츠로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신발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크록스 꾸미는 방법을 알려주는 전문 공방이나 유튜브 채널도 속속 생기고 있다. 11번가에 지비츠를 검색하면 아이언맨과 디즈니 캐릭터를 비롯핸 꽃 모양 등으로 구성된 지비츠 상품은 1000여종이 넘는다.

유통 전문가들은 지비츠를 이용해 크록스를 꾸미는 마케팅을 ‘종속제품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사용자들이 한 가지 제품에 쉽기 질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지비츠와 같은 종속제품을 판매하는 경영 전략이다. 애플 워치의 손목 밴드를 교체하고, 에어팟 케이스를 자신만의 멋으로 꾸미는 것도 '종속제품 전략'의 한 방법이다.

전주언 안양대 교수는 “남들과 같은 크록스를 신는다고 하면 디자인에 쉽게 질리기 마련”이라며 “이런 감각 포만을 느끼지 않도록 자신만의 크록스를 만들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