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 있는 상시채용 면접장 'H 스퀘어'에서 비대면 화상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 있는 상시채용 면접장 'H 스퀘어'에서 비대면 화상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기아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인재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혁신적인 채용 방식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직무 중심 상시공채로 전환

현대차·기아는 2019년부터 본사 인사부문이 일반직·연구직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관리하는 ‘정기 공개채용’을 각 현업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 중심의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했다.

상·하반기 1회씩, 연 2회 고정된 시점에 진행하는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 환경에 맞는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존 정기 공채는 필요 인력 규모를 예상해 정해진 시점에 일괄 채용하기 때문에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는 경영환경 변화에 적합한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었다. 반면 상시공채는 부문별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연중 진행돼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지원자로서는 관심 있는 직무를 중심으로 역량을 쌓으면서 연중 상시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 2회 정기 공채 땐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면 6개월을 기다리거나 졸업을 미루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상시공채는 각 부문이 특정 분야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 공고부터 전형, 선발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한다. 채용 공고에서부터 직무에 대한 세부 정보와 필요한 역량을 더욱 상세하게 공개할 수 있다.

각 부문은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차별화된 채용 방법과 전형 과정을 수립한다. 채용 공고에서 알린 필요 직무역량을 갖췄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지원자는 희망하는 직무와 상관없는 불필요한 스펙을 쌓는 대신 그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글로벌 최고 IT·SW 전문가 영입

현대차·기아는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수립에서 기획·개발·운영까지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사장)에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영입했다.

TaaS본부는 우선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통합하고, 사용자 데이터에 근거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다양한 기업이 참여해 협업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송 사장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쌓은 경영자다. 2008년 네이버에 합류해 네이버 CTO와 네이버랩스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네이버랩스 대표 시절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자 콘퍼런스를 주관하고, 국내외 유수 기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추진했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에 기여했다.

송 사장은 2019년에는 모빌리티 서비스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창업해 도심형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개발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그는 “정부 및 다른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력해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궁극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I 분야 세계적인 석학과도 협업

현대차그룹은 AI 분야 세계적인 석학을 잇달아 자문위원으로 영입하며 자체 AI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기계학습과 AI 응용 연구 분야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히는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조 교수는 현대차·기아 AI 기술의 연구개발 방향 설정을 지원하고, 주요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AI 기술 개발 등에 대해 자문한다.

조 교수는 인공 신경망 내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길어지면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기계학습으로 문장의 전후 맥락까지 파악해 번역하는 ‘신경망 기계번역’ 알고리즘도 그의 작품이다.

사진, 문자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AI 학습을 통해 함께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