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쟁력, 인재에 달렸다
LG그룹은 디지털 전환, AI와 관련된 인재를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LG그룹 신입사원들이 혁신 제품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LG 제공

LG그룹은 디지털 전환, AI와 관련된 인재를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LG그룹 신입사원들이 혁신 제품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LG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지난해 말 열린 화상회의에서 ‘질(質) 경영’과 ‘애자일(agile·날렵하고 민첩한)’ ‘디지털 전환(DX)’을 올해 LG그룹의 경영 키워드로 선정했다. 디지털 역량을 통해 위기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LG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구 회장의 판단이었다. 3대 키워드는 LG그룹의 인사 전략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LG그룹이 영입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인재는 디지털 전문가다. 최근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 중 30% 이상이 DX와 인공지능(AI) 관련 인력일 정도다. LG CNS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지난해 7월 합류한 윤형봉 부사장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플랫폼 담당으로 영입된 롯데멤버스 부문장 출신인 황윤희 상무, LG화학에서 디지털 전환을 담당하는 IBM 출신 박진용 상무도 디지털 역량 강화라는 특명을 받은 인재다.

지난해 합류한 이석우 LG전자 전무는 해외에서 LG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 이 전무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과 백악관 사물인터넷(IoT) 부문 혁신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외국인 인재 중엔 최근 LG전자 토론토 AI 연구소장을 맡은 케빈 페레이라 박사가 눈에 띈다. 그는 캐나다 1위 이동통신사인 벨 출신의 AI 전문가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LG AI연구원은 확 달라진 LG그룹의 인사 전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선 리더들이 젊다. LG그룹은 연구원 출범에 발맞춰 AI 분야 석학이자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 핵심 멤버인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44)를 CSAI로 영입했다. 그는 AI 원천기술 확보와 중장기 기술 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연구원장도 젊다. LG사이언스파크 AI 추진단을 맡았던 배경훈 상무(45)가 조직을 이끈다.

LG AI 연구원은 올해 핵심 연구인력 규모를 100여 명 선으로 확대한다. 이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여러 가지다. AI와 관련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그룹 내에 AI 전문가도 육성해야 한다. LG그룹의 목표는 2023년까지 그룹 내에 AI 전문가 1000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중책을 맡기는 만큼 대우도 파격적이다.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와의 연봉 테이블을 달리 가져가는 방법으로 글로벌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인사 시스템과 평가·보상 체계를 마련해 성과를 낸 직원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길 원하는 MZ세대 젊은 직원과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CEO VOE’(Voice of Employe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고경영자(CEO)와 직원들이 한 달에 두 번 화상회의를 통해 만나 사내 주요 이슈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LG화학도 CEO를 비롯한 사업본부장급 리더가 사원 및 선임급 직원들과 쌍방향 소통을 하며 격의 없이 의견을 교환하는 ‘스피크업 테이블’이란 제도를 정기적으로 운영 중이다.

MZ 세대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한 계열사도 많다. LG전자 ‘주니어보드’, LG에너지솔루션 ‘섀도 커미티’, LG CNS ‘미래구상위원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의견만 청취하는 게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본사를 LG트윈타워에서 파크원 타워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섀도 커미티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송형석 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