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이 2019년 9월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살피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이 2019년 9월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살피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롯데 인재경영의 화두는 ‘피보팅(pivoting)’이다. 롯데는 최근 그룹 인사 역량 강화를 위한 롯데 HR포럼을 열고 ‘피보팅 HR’을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했다. 피보팅은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한 유연한 전환을 뜻한다.

올 들어 롯데는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상반기부터 정기 공채 제도를 폐지한 게 대표적이다. 대신 직무 중심의 상시 채용으로 전환해 계열사별로 우수 인재를 적시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지금까지 그룹 공채를 통해 입사한 직원들에게 부여했던 기수 제도도 폐지한다. 기존 직원들의 인사관리 기록에서도 공채·기수 관련 사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조직 내 잔존한 기수 문화를 타파하고 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롯데는 신입사원 채용 프로세스 인적성 진단인 ‘엘탭’을 도입 9년 만에 전면 변경하며 인재 역량 검증 방식도 강화했다. 실제 업무 상황과 비슷한 가상 과제를 부여해 상황 판단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메일, 보고서, 메신저 등을 통한 업무 처리 능력을 평가한다.

개편된 엘탭은 지난 3월부터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렌탈,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등 7곳에 우선 적용했다. 향후 채용 일정에 따라 다른 계열사로 확대한다. 엘탭은 코로나19 상황과 응시자 편의 등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감독위원은 시험이 치러지는 동안 화상으로 감독한다.

롯데 관계자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필요한 시점에 빠르게 확보하는 방향으로 채용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채용 과정을 더 공정하고 정교하게 운영해 그룹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교육 방식과 내용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에 맞춰 바꾸고 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자기계발 등 MZ세대가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특화해 준비했다. 동료들과 겪게 되는 의사소통 사례, 성격유형 분석을 통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 조직 내 성장 계획 수립, 재택 근무 중 효율적인 시간·목표 관리 등이 주요 내용이다.

롯데는 핵심인재 육성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도 재건축 중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재건축 공사 현장을 방문해 “인재 육성 지원은 결국 롯데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미래를 책임질 동량을 키워낼 최고의 시설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박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