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신설 지주 업무 개시…자산 약 8조원으로 재계 50위권
물류 자회사 판토스 상장 가능성…상사·반도체 신사업 나설 듯

구본준 LG그룹 고문을 중심으로 LG에서 계열 분리한 신설 지주 LX홀딩스가 공식 출범했다.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판토스 등 5개 자회사로 구성된 LX홀딩스는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X홀딩스는 1일을 분할 기일로 출범했으며, 이달 첫 영업일인 3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구본준 회장 LX홀딩스 공식 출범…신사업 진출 속도낸다
LX홀딩스는 LG광화문빌딩 일부 층을 본사로 사용할 예정으로, 현재 입주를 위한 사무실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출범을 기념하는 현판식 등 행사는 별도로 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LX홀딩스는 자산 규모 약 8조원으로 재계 순위 50위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보면 자산 규모가 8조90억원인 아모레퍼시픽이 52위였다.

LX홀딩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신사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외형을 확장해 종합 그룹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신사업에 앞장설 핵심 자회사는 LG상사다.

상사와 물류가 주력 사업인 LG상사는 최근 헬스케어, 관광·숙박, 통신판매·전자상거래, 친환경 관련 폐기물 등 다수의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LG상사는 2차 전지 원료인 미래 광물 분야와 신재생,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고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전문설계) 기업인 실리콘웍스도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실리콘웍스는 현재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DDI)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물류 기업인 판토스는 상장(IPO) 가능성이 점쳐진다.

판토스 상장을 통해 유치한 자금을 그룹 신사업 확장에 투자한다는 시나리오다.

종합 인테리어·건설자재 기업인 LG하우시스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X홀딩스의 계열 분리는 구인회 LG 창업회장 때부터 그룹 경영권은 장남이 잇고, 동생들은 일부 회사를 분리해 독립해 나가는 전통에 따라 이뤄졌다.

구본준 회장은 1986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한 뒤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상사 등 대표를 맡아 그룹 성장을 이끌었다.

형인 구본무 회장이 2018년 별세하고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르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3년여 만에 LX홀딩스 계열 분리로 새롭게 시작하는 구 회장은 LG 주요 계열사에서 성과를 냈던 원숙한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와 임직원 사기 진작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준 회장 LX홀딩스 공식 출범…신사업 진출 속도낸다
LX홀딩스 초대 대표이사는 구본준 회장과 송치호 전 LG상사 대표가 맡는다.

사내이사는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등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영문 사명 사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으나, 출범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LX 사명을 공동 사용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사명 논란도 거의 해소됐다.

LX에 편입된 각 기업은 사명을 바꾼다.

LG상사는 LX글로벌, 판토스는 LX판토스 등으로 다시 출발한다.

재계에서는 LX 측 승계 작업에도 관심을 표한다.

구본준 회장의 아들인 구형모씨는 현재 LG전자 일본법인에, 딸인 구연제씨는 투자 회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LG가의 가풍상 LX 계열 분리가 마무리되면 아들인 구형모씨가 LG전자를 퇴직하고 LX로 이동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LX홀딩스의 계열 분리는 ㈜LG의 변경 및 재상장일인 이달 27일 마무리된다.

㈜LG는 지분 정리 등 LX 분리 작업을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기업 분할에 따라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상사가 2차 전지, 친환경 등 사업으로 진입을 가시화하면 회사 가치 자체가 변화할 수 있다"며 계열 분리 이후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황고운 KB증권 연구원도 "실리콘웍스가 LX로 편입되며 신규 사업 추가가 가능해져 중장기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