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1분기 흑자전환 성공…셰브런과 유럽 기업들도 이익↑
글로벌 석유메이저들, 유가 반등 힘입어 1분기 흑자 행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에 휘청이던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최근 유가 반등에 힘입어 줄줄이 흑자 행진을 벌였다.

엑손모빌은 올해 1분기에 27억달러(약 3조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마감하고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엑손모빌은 작년 총 220억달러의 순손실을 내 40여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셰브런도 1분기에 14억달러(약 1조6천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2% 급증한 수치다.

앞서 BP, 로열더치셸, 토탈 등 유럽의 대형 석유사들도 모두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P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의 3배가 넘었다.

글로벌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은 작년 바닥을 쳤던 유가가 올해 들어 빠르게 회복된 덕분이다.

글로벌 석유메이저들, 유가 반등 힘입어 1분기 흑자 행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지난 6개월 동안 거의 80% 가까이 오르면서 엑손모빌과 셰브런, 셸의 합산 주가도 같은 기간 65% 급등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간 일어날 거라고 예상했던 그런 회복이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일어났다"며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재개되고 반등하면서 수요가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 메이저들은 흑자 전환 또는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늘리고 있다.

셰브런과 셸은 분기 배당을 각각 4% 늘렸고, BP는 5억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석유업계의 미래가 장밋빛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당장 인도와 남미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어 글로벌 수요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특히 인도 한 곳에서만 경제활동이 위축되더라도 하루 90만배럴의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라이스태드에너지는 추산했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감축할 것을 공약하는 등 세계 각국이 탄소 배출에 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석유 업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