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서울의 한 편의점 냉장고 모습. 스프라이트제로가 1+1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29일 서울의 한 편의점 냉장고 모습. 스프라이트제로가 1+1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대학생 서한울 씨(23)는 최근 한 편의점을 방문했다가 제로 칼로리 음료를 잔뜩 사왔다. 평소 자주 마시던 코카콜라제로를 비롯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가 할인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씨는 "코카콜라제로 상품을 할인하는 건 처음 본다"며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종류가 많아지다 보니 할인 정책도 다양해져 소비자 입장에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음료업계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할인행사에 돌입했다. 시장이 커지며 시장 점유율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할인전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편의점 및 대형마트에선 1+1, 2+1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우선 편의점 CU는 4월 한 달간 펩시제로(500mL), 스프라이트제로(355mL)를 1+1로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칠성사이다제로(500mL)와 코카콜라제로(250mL)는 2+1 행사로 판매한다. GS25 역시 코카콜라제로(250mL)와 스프라이트제로(355mL) 1+1 행사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칠성사이다제로(500mL)와 펩시콜라제로(500mL)를 2+1으로 할인 판매한다.

미니스톱과 이마트24 역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를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미니스톱은 칠성사이다제로(355mL)를 1+1에, 동일 상품 500mL 용량은 2+1으로 판매한다. 이마트24 역시 칠성사이다제로(500mL)와 펩시콜라제로(500mL)를 2+1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 역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할인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스프라이트 제로 1.5L를 1+1 묶어 판매했다. 이어 지난 29일부터는 코카콜라제로 1.5L 2병을 묶어 3980원에 판매했다. 2병의 정가(4160원)보다 180원 저렴하게 판매한 셈이다. 롯데마트 역시 칠성사이다제로(1.5L)를 기존 2680원에서 1880원에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다음달 5일부터 12일까지 스프라이트제로(355mL*6)를 기존 6540원에서 3890원에 판매 할 예정이다.
[사진=한국코카콜라 제공]
[사진=한국코카콜라 제공]
이같이 유통업계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를 할인 판매하는 것은 해당 음료시장이 커지며 경쟁이 심화된다는 것을 방증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제로 칼로리 콜라 및 제로 칼로리 사이다를 포함한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원, 2017년 982억원, 2018년 1133억원, 2019년 1231억원, 2020년 1329억원으로 꾸준히 커졌다.

특히 올해는 롯데칠성음료와 한국코카콜라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제품을 신규로 선보여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월 '펩시제로슈거 라임향'과 '칠성사이다제로'를 선보였다. 이어 지난 3월에는 한국코카콜라가 '스프라이트제로'를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는 초기단계인 만큼, 음료 제조사들이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시장 점유율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할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상품은 제조사의 '주력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현재 모든 유통업체가 해당 상품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음료업체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제품을 주요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