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DSR 40% 규제 단계적 확대…2023년 7월 전면 시행
금융위 '가계부채 관리방안'
[일문일답] 금융위 "대출자 90%는 DSR 도입 따른 변화 못 느낄 것"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다가 2023년 7월부터는 전면 시행된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90% 이상의 대출자는 (개인별) DSR 도입에 따른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동안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 등을 투자하는 데 썼던 투기 수요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SR은 대출 심사 때 개인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부담을 반영한다.

다음은 이 국장이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한 내용과 금융위가 배포한 참고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 개인별 DSR 규제를 적용하면 소득이 많은 사람이 대출도 더 많이 받아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게 아닌지.
▲ 대출한도가 줄어든다는 전제에 조금 오류가 있다.

소득범위 내에서 대출을 이용하던 실수요자는 DSR가 도입되더라도 DSR 한도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보다 훨씬 높으므로 영향이 거의 없다.

대출한도가 줄어들지 않는다.

90% 이상의 대출자는 DSR 규제 도입에 따른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반면 그동안 소득을 초과하는 과도하게 금융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 등의 투자자금으로 썼던 대출자, 특히 갭투자자는 DSR 규제 도입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토지나 상가에 투기하는 사람은 지금 규제 체계로는 수십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데 DSR 규제가 도입되면 실수요자와 같은 수준의 대출 규제를 받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연 소득 8천만원, 주택가격 9억원, 대출 만기 30년의 사례를 가정해보자. 실수요자(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규제지역이냐, 비규제지역이냐에 따라 3억6천만∼6억3천만원인데 개인별 DSR에 따른 한도는 6억7천500만원이다.

주택 투기자(3주택 구입)의 경우 비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17억1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으나 개인별 DSR이 적용되면 6억7천500만원으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토지 투기자 역시 24억원(최대 LTV 80%)에서 6억7천500만원으로 한도가 축소된다.

-- 고액 신용대출 분할상환 의무화는 이번 대책에 없는데.
▲ 개인별 DSR을 적용하면 고액 신용대출의 분할 상환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대출자가 해당 연도에 빚 갚는 데 쓸 돈을 소득의 일정 부분으로 제한하므로, 고액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여러 해에 걸쳐서 분할 상환하는 수밖에 없다.

-- 신용대출 DSR 산정 만기를 10년에서 7년, 5년으로 하향 조정하면 신용대출 한도는 어떻게 달라지나.

▲ LTV와 달리 DSR은 일률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쉽지 않다.

대출자의 소득, 대출 금리, 자금 수요 기간 등 변수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거칠게 말하면 DSR 만기를 10년에서 5년으로 조정하는 것은 10년 동안 갚을 수 있는 돈과 5년 동안 갚을 수 있는 돈을 비교하는 것이므로, 소득이 같다면 갚을 수 있는 돈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DSR 만기 조정과 동시에 과도하게 단기화돼 있는 신용대출 시장(1년 만기 대출이 전체의 80∼90% 차지)을 실제 자금 수요에 맞게 중장기 만기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만기 조정에 따라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약정 만기를 실제 자금 수요에 맞게 늘리면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한도가 어떻게 된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 청년의 미래소득 반영 시 대출한도가 얼마나 증가하나.

▲ 연령이 낮을수록, 대출만기가 길수록 대출한도 증가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월 급여가 250만원인 만 24세 무주택 근로자(연이율 2.5%, DSR 40%, 30년 만기, 예상 소득 증가율 +75.4%)를 예로 들어보자. 이 근로자의 현재 소득은 연 3천만원이며, 예상 소득 증가율을 반영하면 4천131만원이 된다.

대출 한도는 2억5천만원에서 3억4천850만원으로 39.4% 늘어난다.

[일문일답] 금융위 "대출자 90%는 DSR 도입 따른 변화 못 느낄 것"
-- 올해 7월부터 한도성 여신(마이너스 통장)에도 실제 만기가 적용되는 경우 한도가 소득의 40%로 축소되는지.
▲ 올해 7월 이후 실제 만기가 적용되면 만기가 1년인 한도성 여신 상품의 한도는 연 소득의 40% 이내로 제한될 수 있다.

-- 집단대출(중도금·이주비 대출)은 DSR 계산 시 포함되나.

▲ 중도금 대출의 경우 향후 잔금대출을 통해 대환되는 것이 관행인 만큼 적용배제 기준(소득 외 상환 재원 존재)에 따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잔금대출 전환 시에는 DSR 기준에 따라 적용한다.

-- 농민·영세 소상공인은 사업자 대출보다 편리한 가계대출로 자금조달을 하는 관행이 존재한다.

비주택담보대출 규제 변화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아닌지.
▲ 현재 그런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농업인의 농지 담보대출은 대부분이 LTV 70% 이하이고 평균 대출금액도 1억원 미만인 실태를 고려하면 규제 변화의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다만 제도 변화로 일부 대출이 제한되거나 가계대출보다 절차가 까다로운 사업자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농축어업인·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간소화된 사업자 대출 취급 절차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 비(非)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청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오피스텔 담보 대출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 비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느슨한 규제를 악용해 과도한 LTV를 적용하거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 취급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따라서 금융기관 내규 등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의 LTV가 적용됐던 통상적인 오피스텔 담보대출 등 실수요의 경우에는 주거 부담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 '가계대출의 사업자대출 유도'에 해당하는 사례는?
▲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용 자금대출로, 사실상 사업자 대출이지만 가계대출로 취급했던 경우를 일컫는다.

이런 대출은 본래 성격에 맞게 사업자 대출로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선의의 자영업자에게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 초장기 모기지의 주택가격, 소득 요건은 기존의 정책모기지와 같은지.
▲ 기존과 같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이용하는 청년층 등에게 약정 만기의 선택권을 더 넓게 부여하는 것이다.

-- 초장기 모기지가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 정책모기지 이용자들은 이미 한도까지 대출을 이용하고 있어 대출을 증가시키기는 어렵다.

초장기 모기지는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만기의 선택폭만 넓어지는 것인 만큼 가계대출 증가 효과는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문일답] 금융위 "대출자 90%는 DSR 도입 따른 변화 못 느낄 것"
-- 대책 시행은 왜 발표 2개월 후인 7월부터 하는 것인지.
▲ 대책 시행을 위한 금융권 실무협의와 추가 의견 수렴, 전산 구축 등을 위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큰 틀의 제도개선이 예고되는 만큼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불편 사례와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

관련 사항이 신속하게 조정·해소될 수 있도록 각 기관 여신심사위원회, 업권별 협회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

-- 대책 시행 전 가계대출 선수요에 대한 대응은.
▲ 금년 들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안정세를 보여 선수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규제 선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시행 전이라도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 관행이 시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지원하겠다.

-- 은행권에 가계대출 비중에 비례해 추가 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추가 자본 적립 규모 및 예보료 차등액 추정치는. 가계대출 확대를 자제할만한 유인이 될지.
▲ 추정치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은행의 자금 적립 상태, 충당금 규모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

효과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은 굉장히 조그마한 가격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비용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이 장치의 효과는 어느 정도 상당한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 LTV 규제보다 DSR 규제가 더 나은가.

▲ LTV는 사람이 아닌 물건을 규제하므로 LTV를 강화하면 투기수요가 억제되지만, 실수요자도 불편을 겪는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반면 DSR은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비교적 더 잘 구분해낼 수 있다.

LTV가 금융사의 손실을 제한하는 건전성 확보 규제라면, DSR은 대출자를 보호하는 소비자 보호 측면의 규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