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 그룹 중 총수의 친인척 580명이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 한국CXO연구소)
55개 그룹 중 총수의 친인척 580명이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 한국CXO연구소)
55개 그룹의 총수 친인척들이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인원이 총 5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55개 대기업 집단 총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55개 그룹 집단 중 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을 포함해 총 580명이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지정한 64개 공시대상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55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친인척 52명이 그룹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다. 조사 대상인 588명의 그룹 총수 친인척의 9%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숫자다. 이어 GS(41명) 두산(31명) LS(27명) 삼양(26명) KCC(23명) 그룹도 20명 이상 친족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19개 그룹은 5명 미만의 친인척이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친인척이 해당 계열사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의 친인척도 마찬가지였다. 이랜드와 장금상선은 각 1명, 현대중공업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현대백화점 IMM인베스트먼트(각 2명) 그룹 등도 주식을 보유한 친인척은 1~2명 정도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넷마블 카카오 네이버 넥슨 등 급성장하는 IT 그룹들은 친족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소유한 사례가 적고,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경우도 다른 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다른 전통 그룹처럼 동일한 법을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지 살펴봐야 하는 만큼, 대기업 집단을 관리하는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전히 여성 총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55개 그룹 총수 중 남성은 53명으로 96.4%나 됐다. 여성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 2명에 불과했다. 국내 그룹이 아들 중심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지다 보니 여성이 그룹 수장까지 오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