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지방의회·시민단체 "둘레길 가로막아…시민에 돌려줘야"
농어촌공사 "재계약 여부 검토중…공원화하려면 시가 인수해야"

최근 경기 용인시에서는 기흥호수에서 영업 중인 수상골프연습장의 계약 연장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용인시와 지방의원, 환경단체가 "다수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호수 둘레길 일부를 이 골프연습장이 가로 막고 있다"며 사용 허가를 내준 한국농어촌공사에 재계약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1964년 준공된 기흥호수는 용인시 기흥구 하갈·고매·공세 등 3개 동에 걸쳐져 있다.

총 저수량 1천165만9천t에 면적 2.58㎢ 규모로, 여의도 면적(8.4㎢)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장in] 용인 기흥호수 수상골프연습장 임대연장 논란

애초에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됐지만, 지금은 기흥호수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많이 진행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수변공원 역할을 하고 있다.

저수지 한쪽에는 민간사업자인 ㈜기흥수상골프가 농어촌공사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아 2014년 9월부터 수상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건물 2개동에 야외타석, 식당, 라커룸 등을 갖추고 있으며, 타석에서 호수를 향해 골프공을 날릴 수 있는 이색적인 연습장이어서 하루 300여명 이상이 찾고 있다.

기흥수상골프는 기흥호수 수면 3만5천㎡를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1억3천만원의 임대료를 농어촌공사에 내고 있다.

공사는 농어촌정비법(제23조)을 근거로 저수지, 배수로, 배수장, 관정 등 전국에 있는 농업기반시설 수천 건에 대해 목적외 사용 허가를 내주고 사용료를 받는다.

기흥호수 수상골프연습장의 경우 2016년 8월 5년 임대 조건으로 재계약을 해서 올해 7월 31일 계약 종료 시점이 다가왔다.

사업자 측에게서는 사용연장 신청을 통해 수상골프연습장 영업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도 해마다 임대수입을 안겨주는 골프연습장에 대해 재계약을 마다할 이유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용인지역 시·도의원들이 수상골프연습장 재계약 반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전자영 시의원을 시작으로 남종섭 도의원, 유진선 시의원, 진용복 도의원이 주말을 제외한 평일 수원에 있는 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앞과 기흥호수 등지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펼쳤다.

유진선 의원은 "기흥저수지가 국가재산이므로 시민 대다수의 공익을 위해서 이제는 시민 품으로 돌려달라"고 말했다.

[현장in] 용인 기흥호수 수상골프연습장 임대연장 논란

시민사회단체인 '용인환경정의'도 최근 성명을 내고 "주변 자연환경이 수려해 인근 주민은 물론 시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 됐고 생물들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농어촌공사는 주민이 누릴 공익적 가치를 생각해 수상골프장 연장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기흥호수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용인시는 공사에 재계약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시는 2017년 시작한 기흥호수 둘레길(10㎞) 조성사업을 올해 말 완료할 계획인데, 둘레길 일부 구간(300여m)이 수상골프연습장과 겹쳐 시민들의 민원을 받고 있다.

현재 둘레길 이용 시민은 수상골프장 주차장 쪽으로 돌아 산책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역 정치권과 함께 140억원가량의 국비를 확보해 기흥호수 수질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시가 자체적으로 친수변 공간을 조성하는 상황을 고려해 공사도 수익사업보다는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 관계자는 "기흥호수 주변의 논과 밭이 개발되면서 3만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농업용 저수지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면서 "하루에도 1천여명이 찾아오는 기흥호수를 시민에게 돌려줄 방안을 함께 찾아보자"고 말했다.

[현장in] 용인 기흥호수 수상골프연습장 임대연장 논란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재계약 신청이 들어오면 심사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정당하게 사용 허가가 나갔고, 점용사용료를 받아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비로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상골프연습장 재계약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흥호수는 기본적으로 공원화하는 저수지가 아니고 농업용 저수지"라며 "용인시가 굳이 공원용 저수지로 활용하려면 기흥호수 전체를 인수해 직접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상골프장연습장 사업자 측에서는 "시·도의원은 농어촌공사에 계약 연장 불허 압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반발하고 있다.

기흥수상골프 관계자는 "사유지인 연습장의 주차장을 둘레길을 이용하는 시민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방하는 등 시의 둘레길 조성사업에 협조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재계약 신청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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