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디데이빗리포트 집계 지난해 세계 면세기업 매출

중국 CDFG 세계 1위 올라…2019년 4위서 '급등'
롯데면세점 세계 면세점 2위 지켜
신라면세점은 3위서 5위로 하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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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세계 면세점 산업 판도가 바뀌었다. 중국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이 정부의 자국 소비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세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오랜 기간 왕좌를 지켰던 스위스의 듀프리는 3위로 밀려났다. 우리나라의 롯데면세점은 2019년과 같은 2위를 지켰다.
진격의 중국…CDFG 세계 1위 올라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의 한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의 한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해 세계 면세기업 1위(매출 기준) 자리에 중국의 CDFG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산업을 키우기 위해 면세정책을 완화한 결과다.

27일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인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CDFG가 매출 기준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1위를 차지하며 선전을 예고한 데 이어 연간 기준으로도 1위에 올랐다.

CDFG의 연간 순위는 2019년 4위에서 1위로 급등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면세시장이 직격탄을 입었지만 CDFG는 매출이 성장해 스위스 듀프리와 한국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을 모두 제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66억300만유로를 기록했다.

중국이 국가면세지구인 하이난의 내국인 면세 한도를 대폭 높인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하이난의 면세 쇼핑 한도를 3만위안에서 10만위안으로 끌어올렸다.

무디데이빗리포트는 "CDFG의 1분기 실적은 부진했으나 2분기부터 전환기를 맞았다"며 " 하반기 들어 중국의 국내 관광 회복과 면세정책 변경을 바탕으로(실적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반면 2014년 이후 1위를 이어간 스위스의 듀프리는 3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매출은 71.1% 급감한 23억7000억유로에 그쳤다.
롯데면세점 2위·신라면세점 3위 지켜
사진=롯데면세점

사진=롯데면세점

국내 면세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해 순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2019년과 같은 2위를 유지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48억2000만유로를 기록해 2019년과 같은 2위를 유지했다.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 유치와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 허용, 전자상거래(e커머스) 확대 노력 등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무디데이빗리포트는 분석했다.

호텔신라(76,000 +0.13%)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이 42억9000만유로를 기록해 2019년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디데이빗리포트는 당초 신라면세점의 매출이 21억1000만유로(5위)라고 집계했으나 이후 이를 정정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타 면세점과 같이 총상품 매출 수치 기준으로는 매출이 42억4000만유로로 3년 연속 3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는 이른바 '반값 명품'으로 불리는 재고 면세품 행사,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임대료 일부 감면 및 철수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 220억원을 기록해 전년(3503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2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가 각각 1853억원, 2834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당분간 중국 면세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한 CDFG의 질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이 주 고객인 국내 면세점 역시 이같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미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한 글로벌 경쟁사와 달리, 중국은 해외 여행과 소비의 국내 선회로 (면세산업이)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며 "하이난 면세시장은 2020년 300억위안에서 올해 600억위안, 1000억위안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작년부터 중국 자국 면세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면세점 제도가 변겨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하이난다오 면세점 월평균 매출과 이용객수는 이전 대비 각각 3배, 2배 급증했다"고 전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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