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수출은 이미 13%, 3% 웃돌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들여다보면 경제 부문에 따라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속도에 작지 않은 차이가 있다.

자영업자 등 서민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은행은 27일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을 1.6%로 발표하면서, 실질 GDP 수준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기 이전인 2019년 4분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9년 4분기 468조8천억원이었던 실질 GDP는 지난해 4분기 463조4천억원으로 약 1% 뒷걸음쳤다가 올해 1분기 470조8천억원까지 늘었다.

한은 설명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실질 GDP 수준을 1로 봤을 때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1.004로 집계됐다.

1분기 현재 한국 경제 규모가 2019년 4분기보다 0.4% 정도 크다는 뜻이다.
체감어려운 '코로나 이전 GDP 회복'…"민간소비 아직 95% 수준"
가장 회복 속도가 빠른 부문은 설비투자다.

1분기에만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작년 4분기보다 6.6%나 늘었다.

이에 따라 1분기 현재 설비투자 수준(1.126)은 코로나19 직전보다 오히려 13%나 불어난 상태다.

수출도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작년 3분기(전분기대비 16.0%), 4분기(5.4%)에 이어 올해 1분기(1.9%)까지 3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1분기 수출 규모(1.031)가 2019년 4분기를 3.1% 정도 넘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이르지 못한 부문도 있다.

대표적으로 민간소비(0.945)는 1분기 기준으로 아직 2019년 4분기의 94.5%에 불과하다.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에 아직 5.5%나 부족하다.

건설투자(0.980)도 코로나 이전 규모를 약 2% 밑돌고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가장 부진한 민간소비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이전소득 등까지 더하면 가계 소득이 늘고 취업자수 등 고용 상황도 개선되면서 민간소비 역시 완만한 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확산 피해가 대면서비스 소비에 집중되는 만큼 위험 요소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