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높아진 ‘만능통장’

ETF·펀드·예금 등
한 계좌에 담을 수 있어

근로소득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비과세 400만원까지
ISA, 최대 400만원 비과세…금융소득종합과세자 절세효과 커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절세 상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최근 가입자 수와 투자액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가입 문턱이 낮아지고, 주식 투자가 허용된 것도 이 같은 인기의 이유로 꼽힌다.
계좌 잔액 두 달 만에 1조원 넘게 증가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ISA 계좌 수는 전달에 비해 9만73개 늘어난 206만9240개를 기록했다. 1월 계좌 수가 4만65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두 달 만에 13만 개 넘게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한 해동안 줄어든 계좌 수(13만7970개)에 육박한다. 작년 감소분 대부분을 올 들어 두 달 만에 회복한 것이다.

ISA 잔액은 지난 2월 7066억원 증가했다. 1월 증가액(4278억원)을 합치면 두 달 만에 1조1344억원 늘었다. 이는 전년 증가분 1252억원의 9배가 넘는 규모다.

ISA는 서민자산 증식 수단으로 2016년 도입됐다. 집합투자증권(ETF 포함), 리츠(REITs) 등 펀드, ELS·DLS, ELB·DLB 등 파생결합증권, 예금·적금·예탁금·예치금 등 예금성 상품을 한 계좌에 담을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ISA, 최대 400만원 비과세…금융소득종합과세자 절세효과 커

ISA의 가장 큰 특징은 세금 혜택이다. 우선 200만원까지는 비과세다. 근로소득이 5000만원 이하거나 종합소득이 3500만원 이하인 경우엔 서민형 또는 농어민형 ISA 가입이 가능한데 이때 비과세 금액은 400만원까지 높아진다. 비과세 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9.9%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일반 계좌의 배당소득세율 15.4%에 비해 세율이 낮다.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이익과 손실을 모두 기록했을 경우 손익통산을 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이익과 손실을 더한 최종적인 이익에만 과세하기 때문에 실제 세금 부과액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ISA는 2016년 출시 후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의무 가입 기간이 길어 지난해까지는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다.

하지만 올 들어 각종 요건이 완화되면서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입 요건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세법을 개정해 ISA 계좌 가입 문턱을 낮췄다. 기존에는 가입 때 소득을 증빙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든 가입할 수 있게 됐다. 15~19세는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에 한해 가입할 수 있다.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의무가입 기간은 5년에서 3년으로 줄었다.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던 세제 혜택은 향후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개별 주식을 담을 수 있는 중개형 ISA 계좌가 나온 것도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최근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투자자들이 ISA 계좌를 많이 개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들도 최근 잇따라 ISA 계좌를 출시하면서 각종 이벤트를 통해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세금 실제로 얼마나 줄어들까
ISA 계좌로 투자하면 실제 세금 부담은 얼마나 줄어들까. 한화투자증권은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시뮬레이션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A상품과 B상품에 투자해 각각 300만원의 이익과 90만원의 손실을 본 투자자 사례가 있다. 이 투자자가 일반 계좌를 이용해 각각의 상품에 투자했을 경우 이익이 발생한 300만원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손실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실제 세금 부담액은 46만2000원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ISA 계좌를 통해 두 상품에 가입했다면 우선 이익과 손실이 합산된다. 300만원의 이익과 90만원의 손실을 합산해 210만원만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본다. 여기에 비과세 금액 200만원을 뺀 10만원이 과세 대상 금액이 된다. 세율 9.9%를 곱하면 실제 세금은 9900원에 불과하다. 일반 계좌로 투자했을 때에 비해 세금 부담액이 45만2100원(97.8%) 줄어든다는 것이 한화투자증권의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예정인 사람의 경우 절세효과는 더 크다고 설명했다. 연봉 1억원으로 올해 금융소득 예상액이 2000만원인 A씨가 ISA 계좌에 가입해 5년간 매년 2000만원씩 투자해 5%의 수익을 내면 세금은 139만원으로 일반계좌 투자 시 내야 하는 423만원보다 284만원 적다.

하지만 ISA를 통한 투자가 무조건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ISA 계좌 내 투자상품은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전문가들은 ISA를 통해 투자할 때 각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해야 낭패를 겪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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