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일잘러」저자, 유꽃비
출처: www.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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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의 ‘보고’는 곧 일의 시작이자 끝이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보니 일을 진행함에 있어 타 부서한테든, 동료한테든, 상사한테든 보고는 필수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조차 일 잘하는 사람들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보고’란, 단순히 ‘상사에게 업무의 내용이나 진행 상황을 전달하는 것’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게 ‘보고’란 곧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다.

상황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생산본부에서 당분간 ‘처음처럼’ 적정 재고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한다. 브랜드 담당자인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할까?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상부에게 신속히 보고해야 한다. 내가 보고하기 전에 상사가 다른 채널을 통해 그 사실을 접하게 되면, 특히 나의 상사보다 높은 곳에서부터 온 것이라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상사는 굉장히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보전달식의 단순 보고도 위험하다.

“‘처음처럼’ 적정 재고 확보가 당분간 어렵답니다”라고만 보고하면 당연히 “왜?”라는 질문이 따라올 것이다. 상사에게 보고할 때, 특히 부정적 이슈를 보고할 때는 그에 따라올 질문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1)재고 확보가 어려운 ‘정확한’ 이유는 무엇인지, 2)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2-1)해결을 위해 협조를 요청해야 할 부서는 어디인지, 3)문제가 해결되어 정상화되는 시점은 언제인지, 4)재고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는 무엇인지, 5)그에 따른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한 다음 보고해야 한다.

아무 준비 없이 정보전달만 하면 앞서 말한 것들을 알아내느라 상사를 기다리게 할 것이 자명하고, 예상되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대략적인 그림을 머릿속에서 그린 다음 보고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업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질문의 핵심은 ‘제대로’다. 질문을 할 때나 받았을 때,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질문과 대답도 능력이다.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직접 발로 뛰는 것이 관건이다. 질문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질문에 답할 때 당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한다면, 최소한 현실적인 피드백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보고’를 ‘기회’로 삼아 당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보자.

앵무새처럼 단순 전달만 하는 보고의 시대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