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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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7 재·보궐 선거 직전에 노점상 4만 명에게 50만원씩 재난지원금(노점상 지원금)을 주겠다며 2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정작 지원금을 신청한 노점상은 38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점상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까다로운 수급 조건이 원인으로 꼽힌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노점상 4만7865곳 가운데 노점상 지원금을 신청한 곳은 이달 16일 기준 38곳에 그쳤다. 지원금 신청이 지난 6일부터 시작됐으니, 11일 동안 하루에 세 곳 안팎의 노점상만이 정책에 호응한 것이다. 강원에서 20곳의 노점상이 신청했고, 경북 11곳, 인천·경남·충남 2곳씩, 세종은 1곳이었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경기 충북 전북 전남 제주에선 단 한 곳의 노점상도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가 큰 노점상을 돕겠다며 지난 6일부터 전국 노점상을 대상으로 지원금 신청을 받았다. 하루 뒤인 7일이 서울 및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일이었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돈으로 표를 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의도와 달리 지원금 신청 자체가 저조한 것은 대부분의 노점상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급 조건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점상 지원금은 사업자 등록을 한 노점상에게만 지급된다. 지난달 1일 이후 사업자 등록을 했다면 별도의 심사 없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사업자 등록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통제가 늘어나고, 세금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한 번 50만원 받느니, 계속 세금 안 내는 게 낫다"는 것이다.

정부는 노점상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사업자 등록을 계속 장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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