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코인베이스 상장 이틀간 600억 순매수…"변동성 주의"
국내 투자자들이 갓 상장한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를 6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15일(결제 기준 19∼20일) 국내 투자자는 코인베이스를 5천444만달러(약 605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테슬라(4천893만달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ETF(종목명 SPY·2천888만달러), TSMC(1천642만달러)를 제치고 해외 증시 종목 중 가장 많은 순매수 금액이다.

이틀간 매수 결재액은 8천745만달러(973억원), 매도 결제액은 3천302만달러(367억원)였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직상장하면서 사상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미국 가상화폐거래소가 됐다.

상장 첫날 기준가(250달러) 대비 31.3% 급등한 32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상자산) 열풍에 힘입어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국내에서도 투자자들이 코인베이스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가 거래되는 미국 최대 거래소 플랫폼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작년 거래량 기준 가상화폐 시장 점유율이 11.1%로 1위다.

이에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에 투자하면서 가상화폐의 단점인 높은 가격 변동성을 피할 수 있는 자산으로 꼽힌다.

다만 매출이 대부분 가상화폐 거래수수료에서 나오는 만큼 가상화폐의 거래량·가격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의 주 매출원은 가상화폐 거래수수료(0.5%)와 자산관리 대행 수수료"라며 "코인베이스 순이익의 96%가 가상화폐 거래수수료에서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서학개미, 코인베이스 상장 이틀간 600억 순매수…"변동성 주의"
이런 가운데 최근 각국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비트코인 등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가상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한국 시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만5천290달러(약 6천150만원)까지 내려왔다.

비트코인은 코인베이스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14일(현지시간) 6만5천달러(7천200만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간 바 있다.

비트코인의 하락은 미 재무부가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가상화폐를 이용한 돈세탁을 조사할 계획이라는 미확인 소문이 퍼진 결과로 보인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도 24시간 전 대비 3.3%, 리플은 7.0%, 도지코인은 4.8% 각각 떨어지는 등 다른 가상화폐도 약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막고자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에 나선다는 소식에 빗썸에서 비트코인이 6천800만원대에서 거래되는 등 전반적으로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은 코인베이스 상장 소식에 지난 14일 8천100만원을 돌파한 바 있다.

김한룡·이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는 낮은 가격 변동성에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성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신규 자산"이라면서도 "차익 실현 물량 출회 가능성, (가상화폐) 거래대금 감소 및 수수료 인하 압력, 달러의 기축 통화 유지를 위한 가상화폐 규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통화 정책 정상화를 통한 유동성 축소가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세환 연구원도 '가상화폐 규제 불확실성, 높은 변동성으로 인한 (가상화폐) 가격 변화, 유동성 축소에 따른 거래량 감소, 시장 경쟁 심화 및 수수료 인하' 등을 코인베이스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