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과열은 버블 붕괴 징후”
개미 ‘묻지마 투자’로 피해 우려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20일 일제히 롤러코스터를 탔다. 정부가 전날 암호화폐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오는 6월까지 특별단속에 나선다는 소식에 오전에 일제히 급락했다가 오후에 낙폭을 회복하는 모양새였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거품 징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폭탄 돌리기'로 치닫는 암호화폐…상장 직후 1000배 이상 폭등하기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몇 번 언급하자 가격이 두 배 넘게 뛴 도지코인이나, 상장되자마자 1000배가 오른 암호화폐가 잇달아 나타나며 ‘폭탄 돌리기’가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전 한때 6700만원대까지 급락했다가 오후 10시30분 기준 7079만원으로 낙폭을 만회했다. 전일 고가(7682만원) 대비로는 7.8% 하락했다. 해외 비트코인 대비 국내 비트코인의 가격 차(김치 프리미엄)는 13.1%로, 전일 최고치(27.2%)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이더리움도 전일 고점(304만원) 대비 8.5% 하락한 278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빗썸에 상장된 아로와나토큰(ARW)은 오후 2시30분 5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30분 뒤인 오후 3시1분에는 5만3800원으로 1075배 폭등했다가 오후 10시30분에는 1만7480원까지 3분의 1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승이 상상초월이다.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ARW는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의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가 투자한 코인이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언급해 화제가 된 도지코인은 지난 18일 300원대에서 다음날 500원을 돌파했다가 이날 오후 10시30분 기준 474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이 같은 ‘이상 급등’ 현상을 놓고 전형적인 폭탄 돌리기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무제한이기 때문에 발행량이 제한된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서도 급락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자신이 과대평가된 자산을 매입한 ‘바보’라는 것을 알고서도 더 높은 가격에 매입할 ‘더 큰 바보’가 있다면 그 자산을 매수하는 ‘더 큰 바보 이론’의 전형이란 지적도 나온다.

영국 투자분석회사 프리트레이드의 데이비드 킴벌리 연구원은 지난 16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지코인의 상승은 더 큰 바보 이론의 고전적인 사례”라며 “언제든 거품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도지코인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개인투자자 위주로 폭탄 돌리기 식의 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버블 붕괴 징후가 뚜렷하다”고 경고했다.

도지코인은 미국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2013년 시바견의 밈(meme)인 ‘도지’를 본떠 취미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머스크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달을 향해 짖는 개’ 사진을 게시하며 ‘달을 향해 짖는 도지’라는 트윗을 남긴 이후 세 배 넘게 폭등해 논란을 낳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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