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공기업 부채 개선안 보고서'

"공사채, 국가보증채무에 포함해야"
기재부 "국가 간 단순 비교는 무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인 국내 공기업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사채 채무를 국가보증채무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적이 나왔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의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공기업 부채는 정부 부채와 달리 관리와 통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국의 비금융 공기업 부채는 2017년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23.5%를 기록해 노르웨이를 제외하고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금융 공기업 부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았다. KDI는 금융 공기업 부채가 GDP의 62.7%로 자료가 존재하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을 공기업 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공기업이 파산할 것 같으면 정부가 미리 나서 채권의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줄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 때문에 공기업들이 우리나라 국채 신용등급만큼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며 “공기업은 재정건전을 위해 노력할 이유가 없어지고, 정부는 공기업에 무리한 정책사업을 할당하는 유인이 있어 공기업 부채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DI는 공기업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공사채 채무를 국가보증채무에 산입하고 위험에 연동해 보증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자본 규제를 도입해 재무건전성을 상시적으로 유지하고, 공공성이 충분하지 않은 공공사업에 대해선 채권자가 손실을 분담하는 ‘베일인(bail-in) 채권’을 발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KDI 보고서 내용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기재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공기업 부채 규모는 공공기관의 범위, 회계처리 기준 등의 차이로 국가 간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사채를 국가보증채무에 산입해 관리하자는 KDI 측 주장과 관련해선 “공기업 부채에 대해 국가가 보증하는 사례는 거의 없고 국가보증채무는 국가채무와 별개로 관리한다”며 “국가보증채무 산입 시 국가가 명시적으로 보증하는 것으로 오인돼 오히려 공기업의 재정건전성 제고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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