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고용·산재보험 등 자료 모아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하면
복지행정 일대 혁신 가져올 것

현행 보험체계 기관별로 분산
효율적 복지정책 펴기 어려워
근로복지 행정시스템 개선해야
근로복지공단 "1500억건 보험데이터로 노동복지 허브 추진"

“국민에게 복지업무 담당기관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편리하게 서비스를 받느냐가 핵심입니다.”

고용·산재보험 실무 전담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을 이끄는 강순희 이사장(사진)은 20일 영등포동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복지행정의 개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이사장은 코로나19 대응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근로복지행정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고용·산재보험은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공단으로 분절화된 지금 체계로는 효율적이고 속도감 있는 복지정책을 펴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작년 2월 취임해 코로나19와 임기를 같이하고 있는 강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노동복지 허브’를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관별로 분산된 복지행정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복지 대상별로 분산된 기존 서비스는 중복되거나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은 물론 사업주까지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사업주까지 포함해 일하는 사람의 전 생애에 걸친 복지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강 이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복지 허브는 우선 근로복지공단 내 부서 칸막이를 없애고,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복지와 관련해 민원인이 어떤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근로복지공단에서 즉시 해결해주거나, 최소한 유관기관과 연결해 중재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1년여간 공단 역량을 집중해 추진한 사업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이다. 근로복지공단은 그동안 운영해온 고용·산재보험, 퇴직연금 등에 더해 현 정부 들어 추가된 일자리안정자금 데이터베이스 등 8개 시스템에 1500억 건에 달하는 복지 데이터를 소장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1995년 공단 설립 이후 고용·산재보험 외 각종 근로자 복지 사업을 수행하면서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쌓였지만 지금까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개별적으로 산재한 자료를 빅데이터화하면 한국 전체 복지행정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또 취임 직후 꾸린 노동복지빅데이터센터TF팀 임시 직제를 올해 정규직제로 개편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에는 국민연금공단, 건보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사학연금공단 등 5개 기관이 모여 ‘사회보험 협의체’ 협약을 맺기도 했다.

강 이사장은 1995년 근로복지공단 설립 이후 처음 나온 민간 출신 이사장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노동정책비서관을 지낸 노동경제학자로서 점점 심해지는 노동시장 양극화에 대한 진단과 해법도 내놨다.

그는 “디지털 노동, 플랫폼 경제 시대엔 노사 및 고용의 개념이 굉장히 약해져 근로자냐, 사용자냐 하는 논쟁보다 모두를 ‘일하는 사람’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며 “노동시장 룰도 반칙은 엄중히 처벌하되 유연성과 안정성을 함께 가져가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했다.

백승현 기자/최종석 전문위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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