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적금 우대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예·적금 상품의 우대금리를 모두 없앤 것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 2030세대가 카카오뱅크에서 대거 이탈해 업비트 계좌를 독점적으로 개설할 수 있는 케이뱅크로 넘어가자 이들을 잡기 위해 우대금리를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26주적금’의 우대금리 혜택을 연 0.2%포인트에서 최대 연 0.5%포인트로 올렸다고 19일 밝혔다. 26주적금의 최대 금리는 연 1.6%다. 계좌 개설 이후 7주간 자동이체를 통해 적금을 납입하면 기본금리 연 1.1%에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26주간 납입하면 연 0.3%포인트가 추가된다. 이번 우대금리 혜택은 이날 신규 가입분부터 적용한다.

카카오뱅크가 수신금리를 높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은행권 반응이다. 케이뱅크뿐 아니라 저축은행도 예·적금 금리를 내리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예적금 상품인 플러스박스(파킹통장)와 코드K정기예금,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의 우대금리를 지난 6일 모두 없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수신금리 추이가 이처럼 엇갈리는 것은 ‘코인 열풍’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케이뱅크에서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에서 거래할 때 필요한 실명입출금계좌를 독점적으로 개설할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매일 4만~5만개 계좌가 2030세대 위주로 개설되고 있다”며 “자금 유입이 급격하다 보니 수신금리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가 암호화폐에 투자하려고 카카오뱅크에서 케이뱅크로 돈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 증가폭이 카카오뱅크의 세 배에 달하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25조3910억원으로, 지난해 말(23조5393억원)에 비해 1조80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3조7453억원에서 8조7200억원으로 5조원가량 급증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이달 들어 10조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조9887억원에서 3조8300억원으로 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신이 몰리면서 예대율이 단순 계산으로 약 80%에서 44%로 크게 떨어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