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공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아산공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대란에 속수무책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한국GM, 쌍용차가 이달 줄줄이 셧다운(일시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현대차는 19일 아산공장의 문을 또다시 닫기로 했다. 현대차는 아산공장 생산이 재개됐던 지난 14~16일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이날 휴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산공장은 오는 20일까지 이틀간 생산을 중단한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이달 21일이다. 내수 최다 판매 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 생산라인이 멈춘다. 반도체 수급과 관계가 적은 엔진 라인의 가동은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반도체 부족으로 이달에만 벌써 두 차례 가동을 멈췄다. 이달 12~13일 중단이 그 시작이었다. 당시 이틀간 약 2050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추가로 생산이 중단되면 손실 물량이 누적 4000여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현대차는 코나와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도 지난 7~14일 차량용 반도체 중 하나인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 부족으로 가동을 멈춘 바 있다.

현대차는 현재 반도체 재고 상황을 주 단위로 직접 점검하며 수급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반도체 재고 물량 확보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현대차마저 최근 반도체 부족에 속절없이 당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위기가 국내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사진=뉴스1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사진=뉴스1
한국GM도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부평 1공장과 2공장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한국GM은 지난 2월부터 부평 2공장에 한해 생산라인을 50%만 가동하는 식으로 현 사태를 대처해왔지만 수급 상황이 악화해 결국 부평 전 공장을 닫기로 했다. 부평 1공장에서는 쉐보레 인기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2공장에는 말리부와 트랙스가 생산되고 있다. 한국GM은 오는 26일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앞날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재고 상황을 고려해 다음주 운영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쌍용차도 평택공장을 멈춰 세운 상태다. 지난 8~16일 일주일 넘게 차량용 반도체 여파와 시름하던 쌍용차는 이번엔 협력업체 납품 거부라는 위기를 만났다. 쌍용차는 협력사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또 멈추게 됐다. 한국GM과 마찬가지로 이달 26일부터 생산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협력업체와 납품 관련 협상을 진행하면서 생산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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