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의 '쿠팡 백신', 메쉬코리아의 질주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메쉬코리아는 종합물류대행을 업(業)으로 내건 토종 스타트업이다. 2013년 1월 유정범 대표(사진)가 과외 제자 3명과 창업했다. 2016년 52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2563억원으로 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질주의 비결은 ‘쿠팡 이상의 물류 서비스’라는 메쉬코리아만의 ‘무기’다. 쿠팡에 맞서 빠른 배송을 구현하고자 하는 대형 유통사들, 자신의 고객들에게 신선한 상품을 배송해주길 원하는 온라인 소상공인들, 비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제조업체들이 메쉬코리아에 ‘SOS’를 보내고 있다. 벌써 고객사(화주)만 290여 곳이다. GS홈쇼핑이 메쉬코리아 지분 19.53%를 인수해 네이버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네이버에 이어 GS홈쇼핑도 주주로
GS홈쇼핑은 19일 휴맥스 등 기존 주주가 갖고 있던 메쉬코리아 지분 19.53%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한세-우리컨소시엄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로써 메쉬코리아는 네이버(19.55%), GS홈쇼핑 등 쟁쟁한 대기업들을 주주로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물류 해결사’로서 메쉬코리아의 경쟁력을 방증해주는 사례다. 오는 7월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GS홈쇼핑은 온라인(GS샵, 홈쇼핑)으로 들어온 주문을 오프라인 거점(편의점, 슈퍼마켓, 제휴 택배사가 제공하는 전용 물류 창고)을 활용해 쿠팡처럼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GS홈쇼핑이 주목한 건 메쉬코리아의 IT(정보기술) 능력과 물류 인프라다. 유 대표는 “메쉬코리아는 화주사의 물건이 창고를 떠날 때부터 소비자 문 앞에 배송될 때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축적해놓고 있다”며 “IT 엔지니어만 100여 명”이라고 설명했다.

‘부릉’이라는 오토바이 배달대행 사업으로 시작해 이달 5일 강남에 도심물류센터 1호점을 낼 정도로 물류 인프라도 빠르게 확충하는 중이다. 280여 대의 트럭과 전국 450여 곳의 부릉 스테이션(배송 기사 집합소), 6만6000여 명의 제휴 오토바이 기사들을 연결해 1시간, 3시간, 새벽, 익일 배송 등을 구현하고 있다. 유 대표는 “도심에 있는 마이크로풀필먼트 센터를 연내 50개, 향후 300 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쿠팡 이상의 물류 서비스를"
유 대표가 주목한 비즈니스 모델은 ‘물자가 흐른다’는 의미의 물류(物流)를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는 “기존 3자물류는 센터를 중심 개념으로 생각해왔다”며 “물건이 흐르는 게 아니라 대형 물류센터에 고여 있다가 나가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의 관점에서 보자면 수조원을 들여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 쿠팡 역시 ‘창고 중심적’이다. 메쉬코리아는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1t트럭 등 모든 모빌리티를 활용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유 대표는 “메쉬코리아에 대행을 맡기는 화주가 많아질수록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A사 물건을 배송해주고, 돌아올 땐 B사 물건을 실어오는 식이다.

쿠팡이 우직한 정공법이라면, 메쉬코리아의 방식은 영리한 변화구다. 소비자에겐 드러나지 않지만 물류에 애로를 겪는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해줌으로써 이(利)를 얻는다. SSG닷컴 브랜드를 달고 다니는 1t트럭들 중 상당수는 알고보면 메쉬코리아 트럭이다.

유 대표는 사명을 지을 때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작명했다. 뜬금없이 ‘코리아’가 붙은 이유다. 해외 진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대 주주인 네이버가 일본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면서 물류 파트너로 메쉬코리아를 점찍어서다.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운송관리시스템(TMS)을 개발하고 수년 간 데이터를 축적한 메쉬코리아의 저력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누구나 쿠팡 이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메쉬코리아의 목표”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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