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굴착기 4591대를 중국 옌타이공장에서 제작해 현지에서 판매했다. 2010년 3월 기록한 월간 판매 기록(4273대)을 뛰어넘었다. 작년 월평균 판매량 1500대의 세 배에 달하는 물량을 한 달 동안 팔아치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을 당초 목표 대비 두 배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해외서 쭉쭉 나가는 두산인프라·현대건설기계
1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등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2390억원으로 추산된다. 굴착기 등 건설기계 부문 이익 증가율이 30%를 넘어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건설기계의 실적 개선폭은 더 크다. 1분기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454%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기계업체의 성수기는 2분기다. 겨울철이라 공사가 뜸한 1분기는 주문이 적다. 올해는 달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지난달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650여 대의 굴착기가 팔려나갔다.

현대건설기계 중국 공장의 올 1~2월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391대) 대비 세 배 이상 많은 1255대에 달했다.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페루 칠레 등 해외 수주도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현대건설기계는 전체 매출의 78%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대동의 북미법인은 올 1분기 트랙터, 운반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건설기계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경기가 살아나서다.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 탓에 연기됐던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속속 재개되고 있다. 특히 가장 빨리 경제가 회복된 중국에서 굴착기를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광산 채굴 수요가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요 증가로 인한 수혜는 국내 업체들에 집중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달 중국 판매량은 글로벌 1위인 미국 캐터필러보다 많았다. 현대건설기계도 수륙양용 굴착기 등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수주를 늘렸다. 양사는 올해 시장 수요가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