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다시 전고점을 경신하며 달려가고 있다. 업종별로도 돌아가면서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미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탓에 투자자 입장에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전통적인 자산들과 상관관계가 낮으며 장기 성과가 우수한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전략을 추천하고 싶다.
지난해 리츠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위축됐다. 통행 금지, 경제봉쇄 조치 등으로 인해 실물경기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각국은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앞다퉈 발표했다. 여기에다 올 들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국면이다.
리츠 자산이 2020년과 달리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는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라 저가 매수 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부양책이 쇼핑몰이나 오피스 등 부동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리츠의 주요 변수는 경기 부양책이다. 부양책에는 임대주택의 임대료 미납에 따른 퇴거 유예 등이 포함돼 소비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츠는 일반 주식 대비 꾸준하고 높은 배당 수익이 큰 장점이다.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도 여러 장점 가운데 하나다. 인플레이션과 연계된 장기 임대 계약으로 임대료 상승 효과가 있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때 부동산 가치가 동반 상승했다. 경기가 회복하면 임대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과 높은 상관성이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움츠러들었던 글로벌 리츠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다. 지금 시점이라면 리츠의 장점인 배당 차익에 더해 시세 차익까지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글로벌 리츠 시장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활성화돼 있지만 미국 비중이 단연 높다. 미국 리츠 시장은 섹터별, 종목별로 직접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글로벌 리츠를 담는 재간접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방식도 나쁘지 않다.
10년의 ‘암흑기’를 거친 서울 정비시장에 볕이 들고 있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우호적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취임하면서다. 개발 기대로 압구정동에서 초대형 주택형 매매가격이 3.3㎡당 1억원을 찍고 있다. 여의도의 준공 50년 넘은 노후 아파트도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옛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대상이었던 한강변의 노후 주거지가 직접적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한강변 아파트 주목해야”‘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기치로 내건 오 시장의 복귀로 주목받는 곳은 한강변 아파트와 저층 주거지다. 2006~2011년 서울시장을 지냈던 오 시장이 당시 완성하지 못했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할 가능성이 높아서다.이 프로젝트는 한강변을 답답하게 막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초고층 슬림형 아파트를 지어 도시 경관을 바꾸는 것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을 비롯해 여의도 압구정 합정 이촌 등 한강변 일대 재건축 땅의 25% 이상을 기부채납(공공기여)할 경우 ‘최고 50층’ 건립을 허용했다. 하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 후 주거용 건물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35층 룰’을 도입하면서 대부분 추진 동력을 잃었다.35층 규제 폐지와 용적률 규제 완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건 오 시장이 당선되면서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대표적 수혜 예상 단지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다. 한강변을 끼고 있는 성수1, 2가 내 총 53만399㎡ 규모로 총 4개 지구, 8247가구가 계획돼 있다. 이미 50층으로 정비계획이 수립돼 있어 오 시장이 강변북로 지하화 문제를 해결해주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재건축 대장으로 꼽히는 압구정 일대 정비사업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총 6개 구역으로 구성된 압구정 재건축은 조합원 2년 의무거주 규제를 피하기 위해 최근 앞다퉈 조합 설립이 이뤄졌다. 여기에 오 시장이 후보 시절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필요성과 함께 압구정을 거론하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압구정 현대7차 전용 245㎡(공급면적 80평)는 지난 5일 80억원에 거래되며 일대 신고가를 새로 썼다. 초대형 주택형에서 3.3㎡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잠실주공5, 여의도시범 등도 정상화 기대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여의도 시범 등 인기 재건축 단지들도 전망이 밝다. 서울시가 그동안 “부동산 시장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인허가권을 통해 속도 조절을 해오던 곳들이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이들 단지를 거론하며 인허가 절차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기대가 가장 큰 곳은 여의도 시범이다. 준공 50년을 넘긴 이 아파트(1971년 입주)는 2017년 5월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시에서 정비계획변경 요청을 받아주지 않아 사업이 멈춰 있다.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는 기대로 이 아파트 전용 156㎡는 지난달 말 한 달 전보다 2억원 오른 29억8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썼다.재건축의 첫 번째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초기 재건축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와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다만 지나친 장밋빛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있는 한 아무리 수익성이 좋아져도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재개발 신규 진입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공공주도 개발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민간활성화를 추진하면 시장이 양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선거 때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조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취임한 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주택 시장 과열 조짐에 오 시장은 규제 완화를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1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12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7% 올라 한 주 전(0.05%)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 첫째주(0.10%) 이후 상승폭이 계속 감소했다. 그러다가 오 시장 취임 직후 10주 만에 다시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0.17%) 송파구(0.12%) 강남·서초구(0.10%) 등이 많이 올랐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취임 1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 완화에 시동을 걸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오 시장은 최근 연일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국민의힘과의 정책협의회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지 않도록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3일 한 방송 인터뷰에선 “요즘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실 ‘1주일 내 시동을 걸겠다’는 말은 의지의 표현이고 도시계획위원회 개최나 시의회 조례가 개정되려면 두세 달 걸린다”고 했다. 재건축 단지를 시작으로 서울 전체 주택 시장이 과열되면 받게 될 역풍을 우려해 완급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실제로 규제 완화를 위해선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오 시장 공약 중 하나는 서울 내 제2종과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각각 250%, 300%로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전체 109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01석으로 많아 시의회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국토교통부 소관이어서 서울시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2030 서울플랜’에 명시된 35층 층수 규제를 폐지하는 건 오 시장 의지에 따라 가능하다. 하지만 15일 시 도시계획국 업무보고에선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월가에서는 증시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른 조정 우려가 여전하다. 투자자들로서는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경기민감·중소형주가 유리할 것으로 보면서도 성장주가 상승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美 증시는 연일 최고치지난 15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90% 오른 34035.99를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썼다. S&P500지수도 1.11% 상승한 4170.42로 덩달아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스닥지수도 1.31% 오른 14038.76을 기록, 전고점인 14095.47에 가까워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연일 강세 배경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50%를 웃돌고 있고, 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각종 지표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초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세는 주춤해졌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지속적인 자산 매입 기조도 확인됐다. 가장 큰 상승 동력은 미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증시 강세는 금리 상승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실물경기와 기업이익 회복에 대한 신뢰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더할 나위 없이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미국 증시를 둘러싼 3대 우려(물가상승, 증세 부담, 코로나19 재확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8월에는 미국 내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나오면서 조정장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때가 올해 중요한 매수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주가 전망은월가에서도 미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많다. 최소한 5월까지는 이 같은 상승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15일 CBNC와의 인터뷰에서 “통화부양책, 재정부양책, 현금 유동성,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하면 미 증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낙관적”이라며 “단기 리스크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백신 효과 감소 정도”라고 설명했다.다만 이 같은 상승장 이후 조정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분기 실적 시즌 이후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을 우려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단기 상승 후 조정 가능성을 내다봤다.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높은 ISM 제조업지수 등 성장지표가 경기침체 이후 10~11개월 뒤 정점에 달했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상승세가 끝나면 3개월여에 걸쳐 6~10%의 조정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포트폴리오 전략은미국 주식 투자자들로서는 강세장에서의 수혜주를 챙기면서 동시에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월가에서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경기민감주와 중소형주들이 단기 강세장의 주역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메릴린치는 산업주, 금융주, 에너지주, 중소형주에 주목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구경제’의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하는 만큼 인프라 관련 산업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 관련 종목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모건스탠리는 경기민감주 및 중소형주에 주목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6%대에 달해 경기민감주와 중소형주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며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주도주들은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다만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했던 성장주가 상승장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아니다. 성장주에 불리한 금리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세긴 하지만 금리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 많아졌다”며 “기업 이익 전망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완만한 금리 상승세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